“최저시급 15달러”… 힐러리, 샌더스따라 왼쪽으로

입력 2016-04-05 20:05 수정 2016-04-05 22:23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최저임금 인상을 주장하는 시위대가 4일(현지시간) 최저시급 15달러 법안이 통과된 뒤 환호하고 있다. 제리 브라운 캘리포니아 주지사(왼쪽 사진)와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오른쪽 사진)는 이날 최저시급 15달러를 점차적으로 시행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AP뉴시스

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자비츠 컨벤션센터. 최저임금 15달러(약 1만7000원)를 자축하는 인파 위로 다소 의외의 얼굴이 등장했다. “미국에 정말 대단한 날입니다. 분명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입니다.” 목소리를 높인 이는 다름 아닌 지금껏 최저임금 15달러가 너무 높다고 비판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었다.

최저임금 논쟁이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의 중심 이슈로 떠올랐다. 경선을 2주 앞둔 뉴욕주에서 최저임금을 15달러로 인상키로 하면서 지금까지 이를 주장한 버니 샌더스 의원뿐 아니라 다급해진 클린턴까지 적극 뛰어드는 모양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샌더스가 클린턴을 최저임금 이슈에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30일 캘리포니아주는 2022년까지 법정 최저임금을 15달러로 인상키로 했다. 이어 뉴욕주가 최저임금을 2021년까지 같은 금액으로 올리기로 하면서 파장은 일파만파로 번졌다.

경선에 나설 때부터 최저임금 인상을 적극적으로 주장한 샌더스로서는 분명한 호재다. 최저임금은 12달러가 적절하다는 클린턴이 뉴욕 축하행사에 참여한 것은 이런 위기감이 반영됐다는 평가가 따른다. 지난달 26일 3개주를 샌더스에게 ‘싹쓸이’ 당한 데 이어 최저임금 이슈에서 상대에게 끌려갈 경우 자칫 전세를 역전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당장 뉴욕주 프라이머리(19일)에 앞서 오는 9일 치러지는 위스콘신주 코커스에서도 클린턴은 승리를 자신할 수 없다. 가장 최근 발표된 위스콘신주 여론조사 5개 중 4개에서 클린턴은 2∼8% 포인트 차이로 샌더스에게 뒤졌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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