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남 구본성 등기이사 선임, 구지은 부사장은 물러나… 아워홈 후계구도 바뀌나

입력 2016-04-05 19:18
범LG가(家) 종합식품업체 아워홈의 후계구도에 변화가 감지됐다.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구자학 회장 장남 구본성씨가 새로 등기이사에 선임됐고, 유력한 후계자로 꼽혔던 구지은 부사장은 아워홈 경영에서 손을 떼게 됐다.

아워홈은 구씨가 최근 아워홈 기타비상무이사에 선임됐다고 5일 밝혔다. 구씨는 아워홈 지분 38.56%를 보유한 최대주주였지만 그동안 경영 일선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구씨는 과거 삼성경제연구소에 근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아워홈 관계자는 “대주주이기 때문에 책임경영 차원에서 이사로 선임된 것”이라며 “(구씨가) 직접 경영에 참여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워홈 외식사업을 진두지휘하던 구 회장 막내딸 구지은 부사장은 아워홈 등기이사에서 물러나 계열사 캘리스코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길 예정이다. 2004년 처음 등기이사에 이름을 올린 이후 12년 만에 물러나는 셈이다. 캘리스코는 2009년 돈가스 전문점 ‘사보텐’을 물적 분할해 설립된 회사로 구 부사장이 지분 46%를 보유한 대주주다.

구 부사장은 구 회장 자녀(1남 3녀) 중 유일하게 아워홈 경영에 참여해 왔던 만큼 경영권 승계 구도에서 우위에 있었다. 게다가 지난해 해임됐다가 화려하게 복귀한 터라 구 부사장이 경영권을 승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구 부사장은 외부 인사 영입 등을 둘러싸고 기존 임원들과 갈등을 빚어 지난해 7월 해임됐었다. 당시 구 부사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일 안 하고 하루 종일 정치만 하는 사람들을 이길 수 없다”라는 글을 올려 갈등을 폭로했었다. 하지만 지난 1월 다시 구매식재사업 본부장으로 경영 일선에 복귀하며 영향력을 확대하자 부친인 구 회장이 후계 구도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었다.

그러나 장남 구씨가 처음 등기이사로 선임됨에 따라 그가 본격적으로 경영에 참여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장자 승계 원칙’을 고수하는 보수적인 범LG가에서 구씨의 경영 참여는 예정된 수순이라는 것이다. 구 회장은 구인회 LG창업주의 셋째 아들이자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 동생이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