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새누리 황춘자 후보 선전, 심판론·흙수저 성공론 먹힌듯

입력 2016-04-05 21:23

서울 용산구에 사는 박모(50)씨는 5일 “황춘자는 몰라도 진영은 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이번 총선에서 진영이 아닌 기호 1번을 찍을 것”이라고 했다.

새누리당 여성우선추천 공천을 받은 황 후보는 여전히 용산 유권자들 사이에선 ‘무명(無名) 정치인’에 가깝다. 그런 황 후보가 이 지역에서 내리 세 번 당선된 ‘거물급’ 현역 더불어민주당 진영 후보와 박빙 승부를 펼치며 20대 총선 이변의 주인공으로 떠오를 조짐이다.

5일 국민일보·CBS가 리얼미터·조원씨앤아이와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1∼4일, 성인 511명,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4.3% 포인트, 응답률 5.1%) 결과에 따르면 용산에서 황 후보는 34.7%를 얻어 진 후보를 1.6% 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권은 새누리당 공천에서 배제되자마자 탈당한 뒤 더민주에 입당한 진 후보에 대한 ‘심판론’이 반영된 결과라고 해석한다. 여당세가 강한 용산에서 정치적 입장을 선회한 진 후보에 대한 비판 여론이 확산되면서 ‘진영 대 새누리당’ 구도가 형성됐고 인지도에서 크게 뒤진 황 후보의 선전으로 이어졌다는 얘기다. 여기에다 판사 출신인 진 후보를 겨냥해 황 후보가 어려운 여건에서 여성 리더로 성장한 ‘흙수저 성공론’을 홍보 전략으로 내세운 것이 일정 부분 먹혀들었다는 평가도 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황 후보는 고교 졸업 후 여군에 자원 입대했고, 부사관으로 시작한 뒤 장교에 지원해 합격했다”며 “10여년의 군생활을 마치고 서울메트로에 입사한 지 25년 만에 공기업 최초 여성 임원이 된 워킹맘”이라고 소개했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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