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 ‘5+1’ 전략… 50년 먹거리로 산업지도 바꾼다

입력 2016-04-07 19:17
경남도는 2020년까지 1조2664억원을 투자해 거제시 사등면 사곡만 일원에 381만㎡ 규모의 해양플랜트산단을 조성하고 있다. 사진은 불을 훤히 밝히고 작업 중인 거제 해양플랜트의 모습.경남도 제공
경남도는 항공산업의 최대 집적지로 육성하기 위해 사천·진주에 대규모 항공우주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사진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개발한 T-50 훈련기의 모습.경남도 제공
홍준표 경남도지사
경남도가 권역별 발전 전략을 다시 짜고 있다. 성장을 이끌어온 기계와 조선산업이 한계에 직면한 데 따른 것으로 창원·밀양·거제 중심의 ‘동부권경남’과 진주·사천 중심의 ‘서부권경남’으로 나눠 신성장동력산업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동부권은 기계융합산업·나노융합산업·해양플랜트산업·국제관광단지 조성이, 서부권은 항공우주산업과 항노화산업이 중심이다. 경남도의 신성장동력은 동·서부 양대 축을 중심으로 제조업 5개와 비제조업 1개인 ‘5+1 핵심전략사업’으로 구성됐다. 6개 핵심전략사업을 통해 산업구조를 재편하고 미래 50년 먹거리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경남도는 먼저 항공, 나노, 해양플랜트 등 3개 국가산단에 대해 올해 행정절차를 마무리한다. 내년부터 보상과 착공에 들어가 2020년 준공과 동시에 생산과 기술, 혁신을 선도하는 전진기지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항공우주산업은 사천·진주의 항공우주산단이 핵심이다. 1단계로 2020년까지 진주와 사천에 각 82만5000㎡ 규모의 국가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추가로 입주수요가 발생하면 단계적으로 확대해 최종 436만㎡ 규모의 대규모 국가산단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밖에 항공산업 특화단지 육성 등 산업인프라 구축, R&D 역량과 기업 경쟁력 강화, 인력양성과 네트워크 구축, 항공기업 지원 기반이 될 항공산업 클러스터 조성 등을 통해 경남을 명실상부한 항공산업의 최대 집적지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나노융합산업은 밀양시 부북면 일원 165만㎡에 2020년까지 3350억원을 투입해 조성하는 나노융합 국가산단과 나노융합 국가산단 내 2020년까지 792억원을 투입하여 설립하는 나노금형 상용화 지원센터가 주축이다. 이를 통해 나노융합산업 생산거점이 마련되고 나노 관련 기술개발연구가 가능해 져 밀양은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나노융합산업의 중심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경남도는 이곳을 창원의 기계, 울산의 자동차·화학, 대구의 바이오, 구미의 전자, 김해의 의생명, 부산의 부품소재산업 등 동남권 특화 산업 간 연계발전의 중심축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해양플랜트산업은 2020년까지 1조2664억원이 투자해 거제시 사등면 사곡만 일원에 381만㎡ 규모의 해양플랜트산단을 조성하는 게 핵심이다. 또 2030년까지 2257억원을 투입해 거제 장목면 일원에 해양플랜트산업 지원센터를 구축하고 하동 갈사만 산업단지에 해양플랜트종합시험연구원을 설립한다.

기계융합산업은 창원국가산단의 구조고도화 사업과 마산 로봇랜드 조성, 로봇비즈니스벨트 조성사업을 중심으로 진행한다. 주력산업인 기계산업에 로봇기술을 융합하는 새로운 산업인프라를 창출해 경남을 미래형 스마트산업을 선도하는 도시로 만들어 나갈 방침이다.

창원국가산단의 구조고도화 사업은 2023년까지 총 8529억원이 투입된다. ICT융복합집적지 조성 등 공간조성 2개 사업, 산학융합지구 등 혁신역량 7개 사업, 근로자복지타운 건립사업 등 환경개선 12개 사업을 추진한다.

도는 또 기계산업과 로봇산업이 접목될 로봇비즈니스벨트를 조성하기 위해 2019년까지 국비 등 1283억원을 투입해 특수제조환경 로봇 기술개발을 위한 R&D사업과 테스트플랜트 구축, 기업지원사업을 진행한다.

로봇산업 육성의 또 다른 핵심사업은 마산로봇랜드 조성이다. 7000억원을 들여 창원시 마산합포구 구산면 구복리, 반동리 일대 126만㎡에 로봇 R&D센터, 로봇전시관, 로봇시험장 등 공공 인프라시설과 세계 최초 로봇테마파크, 호텔, 콘도 등을 건립할 계획이다.

항노화산업은 3각 권역으로 추진한다. 산청·함양 등 지리산권의 약용·한방식품을 활용한 서부권 한방항노화산업, 양산·김해의 양산 부산대병원, 김해 의생명센터를 기반으로 하는 동부권 양방항노화산업, 통영·남해 등 해안지역의 미세조류와 기능성 해양생물을 소재로 하는 남해안권 해양항노화산업이다.

국제관광단지 조성은 진해글로벌테마파크와 거제장목관광단지, 마산로봇랜드, 남해안 섬을 연계하는 해양관광벨트를 조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도는 2013년부터 미래50년 핵심 전략사업으로 추진해 온 진해글로벌테마파크 사업을 전담조직을 신설,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도는 4계절 체류형 복합리조트를 만들어 외래 관광객 2000만명 시대를 열겠다는 것이 목표다.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5+1핵심전략사업으로 경남은 물론 우리나라의 미래 산업지도가 확 바뀌고 경남이 대한민국 산업중심으로 거듭나는 계기를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뷰] 홍준표 경남도지사 “경남 산업구조 재편되면 산업의 축 남부권으로 이동할 것”

“경남의 산업구조를 ‘5+1’ 전략산업으로 재편하면 산업의 축이 수도권에서 남부권으로 이동할 것입니다.”

홍준표(62·사진) 경남도지사는 7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진주 사천의 항공국가산단과 거제 해양플랜트 국가산단, 밀양 나노융합 국가산단 조성을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홍 지사는 “1974년 4월 창원 기계공업 산업단지와 거제 조선공업 산업단지가 시작된 후 40년 동안 이 두 가지 산업을 중심으로 경남 전체가 먹고 살았지만 이제는 산단이 노후화되면서 경쟁력도 떨어지고 조선경기가 극히 안 좋아졌다”며 미래 먹거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남도가 3년 전부터 미래50년 신성장동력 산업으로 항공우주, 나노융합, 해양플랜트, 항노화, 기계융합 등 5+1(제조업 5개, 관광산업 1개) 산업으로 구조 재편을 추진하고 있는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남부권 신공항이 밀양에 유치될 경우에는 5+1전략산업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신공항 유치로 나노융합 국가산단에 첨단기업이 몰려들면 100만평 규모로는 부족해 규모를 대폭 확대하는 등 개발 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겠다”며 “밀양, 창녕, 김해, 양산 동부지역 전체의 발전 방안까지 고려해 종합적인 개발계획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홍 지사는 고강도 재정건전화 정책으로 채무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어 미래경쟁력 강화에 투자를 확대할 여건이 마련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2013년 1월 채무 누적액이 1조3488억원에 달했지만 지난 3년 동안 행정·재정개혁을 통해 지금까지 1조2531억원을 갚았고 남은 957억원도 올 상반기면 모두 갚아 광역자치단체 최초로 ‘채무제로’가 된다”며 “그동안 빚을 갚기 위해 쓰던 돈을 올해부터는 후대의 먹거리를 마련하고 신성장동력산업을 육성하는 데 쏟아붓겠다”고 밝혔다. 창원=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