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17바퀴 돌며 복음 전파… 팔순에도 쉼없는 열정 목회 ‘서울 성은교회 장재효 목사’

입력 2016-04-06 19:50
서울 송파동 성은교회 장재효 목사가 “먼저 성령으로 충만한 목회자가 되어야 성도들에게 구원의 확신과 영성을 확실히 심어줄 수 있다”며 깊은 회개와 기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최근 미주순회세미나에서 현지 관계자들과 함께 한 사진.
“1970년 서울 옥수동에 성은교회를 개척한 뒤 지금까지 지구를 17바퀴 돌며 복음을 나누었습니다. 저의 설교 주제는 항상 같습니다. 목사로써 성도로써 바른 목회와 바른 신앙생활을 하자는 것입니다. 이 경계선은 결국 생명이 있는 교회냐, 없는 교회냐로 갈리게 됩니다.”

최근 두 달간 미국을 돌며 10여 교회에서 집회를 인도하고 돌아왔다는 서울 송파동 성은교회 장재효 목사. 올해 팔순이라는 노목사의 목소리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또렷했다. 금식 중이라고 했지만 어조 역시 강하고 힘이 넘쳤다.

1970년 10월1일, 서울 옥수동에 전세금 15만원의 10평 공간에서 개척을 시작했던 장 목사는 한 교회에서만 46년째 열정적인 목회를 하고 있다. 보통 은퇴나이인 70세를 한참이나 넘긴 장 목사는 그간 10번이나 교회에 사표를 냈다. 그러나 모든 성도들의 반대로 당회장직을 여전히 맡고 있다. 오히려 성도들이 ‘장재효 목사 연임요청의 이유’란 책자를 만들어 장 목사의 설교를 지속적으로 듣길 원하는 당위성을 밖으로 알렸을 정도다.

“제가 성도들의 요청을 수락하는 대신 1년 중 6개월은 해외선교를 다니겠다고 했습니다. 목사들과 직접 얼굴을 맞대고 ‘구령성과 위한 바른목회 세미나’를 여는데 반응이 좋아 계속 세계 각국을 순회하고 있습니다.”

장 목사는 한국교회를 향해 쓴소리를 내는 것에 거침이 없다. 그는 오늘의 한국교회 목회가 한참 잘못됐다고 지적한다.

“목회자가 성령으로 충만하지 못한 채 말씀을 전하는 것은 인본주의적이고 인위적인 목회일 수밖에 없습니다. 성도가 안 모이는 것이 자기경영의 책임인양 부끄러워하고 진정한 영혼구원보다 사람에게 기대하고 눈치보는 목회자가 너무 많습니다.”

장 목사는 “인위적 목회는 성도의 비위를 맞추고 명분을 세워주고 부추겨 교회출석과 봉사, 헌금을 많이 하도록 요구하는 것”이라며 “이런 것이 마치 1등 교인인 것처럼 설교하는 목사는 정말 회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목회자는 성도들이 영혼구원의 확신과 내세에 소망을 두는 믿음생활을 하도록 항상 독려해야 합니다. 그리고 강단에서 흘러나오는 성령의 권세와 능력을 덧입게 해주고 세상 속으로 나아가 빛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자신감과 영성을 심어주어야 합니다.”

장 목사는 성도들이 교회에서 충분한 영적생수를 공급받지 못하면 결국 영적으로 갈급하게 되고 이는 가라앉는 교회가 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따라서 목사들은 사도행전 2장4절 “그들이 다 성령의 충만함을 따라 성령이 말하게 하심을 따라”란 말씀을 기억하고 강단에서 자신의 목소리가 아닌 성령의 목소리가 나오도록 영성관리에 힘써야 한다고 피력했다. 베드로가 성령으로 충만한 가운데 설교했을 때 3000명이 회개한 것을 기억하라고 덧붙였다.

“성령충만함은 결국 생명력을 상징합니다. 요한복음 16장 말씀을 묵상하면서 내 안에 나는 없고 오직 주님밖에 없도록 마음을 비우는 고백이 나와야 합니다. 목회자는 예수께 인생을 모두 맡기시길 바랍니다. 성령이 이끌어 가는 교회, 성령이 이끌어 가는 목사, 성령이 이끌어 가는 성도들이 되어야 합니다.”

장 목사는 “많은 목회자들이 성령에 이끌리고 싶지만 안 된다고 하는데 이는 철저한 회개와 내려놓음이 동반되어야 한다”며 “욕심과 공명심, 자기생각이 가득한 채 성령의 인도를 구하는 것은 또 다른 욕심”이라고 말했다.

“교회는 권능의 말씀이 선포되고 그 말씀에 녹아진 심령들이 예수의 능력으로 죄사함을 받고 간절히 기도할 때 구원의 은혜가 뜨겁게 임하는 곳입니다. 타락한 인간의 의지로는 믿음을 지키거나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기 힘들기에 보혜사 성령의 힘이 우리 모두에게 절실히 필요한 것입니다.”

장 목사는 따라서 성공적인 목회란 하나님의 손에 붙잡힐 때 가능하며 인간적인 몸부림으론 결국 한계를 느낀다고 했다. 내가 왜 목사가 돼 이 고생을 하는지, 성도하나 정착시키기가 하늘에 별따기 보다 힘든지 하소연하지 말고 하나님께 쓰임받으려면 골방으로 들어가라고 권면했다.

장 목사가 담임하는 성은교회는 성도들에게 가르치는 생활철학이 있다. “겸손하지 못하면 소외당할 것이며, 진실하지 못하면 불안이 찾아든다. 사랑할 줄 모르면 행복을 알 수 없고 감사할 줄 모르면 기쁨을 알 수 없다. 섬기기를 힘쓸 때 섬김을 받게 된다”란 내용이다.

“세계 기독교 역사는 이렇게 성령의 이끌림 받은 분들로 인해 쓰여져 왔습니다. 그래서 전 어딜가나 ‘만일 너희 속에 하나님의 영이 거하시면 너희가 육신에 있지 아니하고 영에 있나니 누구든지 그리스도의 영이 없으면 그리스도의 사람이 아니라’(롬8:9)는 말씀을 줄기차게 강조합니다.”

장 목사가 담임하는 성은교회는 말씀을 실천하고 적용하는 교회로 모범을 보인다. ‘진리정통, 성령충만, 선교확장’을 슬로건으로 소외이웃을 섬기며 나눔을 최우선으로 하는 목회를 지향하고 있다.

“2003년부터 매년 2차례 바자회를 열어 수익금 전액을 소년소녀가장들에게 장학금을 전합니다. 독거노인 및 불우이웃 지원사업에도 나서고 노인경로잔치, 환경미화원 초청행사, 독거노인과 결손가정, 영세가정 돕기, 쌀 나누기 등 사랑실천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성은교회의 농촌선교와 세계선교는 특별하다. 다른 무엇보다도 구원의 복음을 널리 전하고 실천하는 선교활동에 역점을 두고 있다. 농촌선교의 경우 지금까지 구미, 신평(당진), 대전, 남양(화성), 부천 등 전국 곳곳에 지교회를 세웠다. 이중 구미교회는 장 목사의 사비로 지어졌다. 장 목사의 유일한 사유 재산이었던 아파트를 처분, 구미교회를 건축한 것.

교인들이 대지를 마련해 놓고 예배당을 건축하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는 소식을 듣곤 망설임없이 결행한 것이다. 장 목사가 성도들이 마련해 준 자신의 집을 판 것만 이번이 5번째에 이른다.

“제 것이란 없습니다. 모두 하나님 것이지요. 성도들이 후원한 선교헌금을 중간에서 전달자 역할만 했을 뿐입니다. 교회성도들의 헌신이 세계선교를 보다 열심히 하는데 큰 힘이 됩니다. 칭찬은 성도들의 몫입니다.”

성은교회가 1977년 설립한 국제성은복음선교회를 통해 브라질 28개, 파라과이 2개, 아르헨티나 2개, 중국 12개 등 그간 100여개 이상의 교회가 국내외에 세워졌다. 그동안 장 목사는 120여개국을 순회하며 메시지를 전했고 선교대회와 선교사 파송을 통해 인류복음화 사역에 계속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만 1000여회 부흥회를 인도했을 정도로 환영을 받고 있다.

장 목사의 매스미디어를 이용한 선교도 그 범위가 크다. 국내외 언론사 10여곳에서 설교가 게재되고 메시지가 계속 방송되고 있다. 2002년에는 기도실과 숙박시설, 2000여명을 수용하는 기도원 ‘성은동산’을 평택에 설립, 많은 교회와 기독단체들이 이용하고 있다.

“목회는 철저히 성령님께서 하시는 것으로 인정하고 자신을 내려 놓아야 합니다. 이는 하나님의 지시와 명령에 철저히 순종하고 복종할 때만 가능한 일입니다. 자꾸 성경 밖에서 다른 것을 추구하다보니 본질에서 멀어져 가는 것입니다. 한국교회가 이제 다시 초대교회로 돌아가 세상 속에서 빛을 발하길 원합니다.”

총신대 및 대학원을 졸업하고 목회학, 신학, 교육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장 목사는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장, 성령세계복음화협의회 총재, 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초대총장, 21세기영성지도자협의회 총재 등 굵직한 직책도 역임했다. 현재도 국제성은복음선교회 총재, 바른목회연구원 원장도 맡아 왕성한 사역을 펼치고 있다.

오는 25일 해외선교를 위해 또 출국한다는 장 목사는 “무엇을 이루었는가는 그리 중요하지 않으며 내가 하나님으로부터 쓰임받아 어떤 일을 했는가가 더 중요하다”며 “내게 많이 남지 않은 시간을 주님이 기뻐하시는 영혼구원을 위해 더 열심히 달려가겠다”고 다짐했다.

김무정 선임기자 k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