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한 엄마 용서한 13세 아들… “처벌 원치 않는다”

입력 2016-04-04 22:01 수정 2016-04-05 00:24
새살림을 차린 엄마가 보고 싶다며 찾아온 아들의 가슴을 칼로 찌른 30대 엄마가 구속됐다. 칼에 찔린 아들은 4일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며 엄마를 용서했다.

4년 전 남편과 사별한 A씨(38)는 두 아들과 남동생 집에서 살다가 한 달 전 다른 남성을 만나 동거하게 됐다. 경제적 사정이 넉넉지 않았던 A씨는 자신이 낳은 B군(13)과 C군(11)을 데려갈 형편이 못 됐다. 남동생에게 두 아들을 맡겼지만 남동생도 조카 둘을 건사할 여유가 없었다.

결국 A씨와 남동생은 두 아이의 양육문제로 다투는 일이 많았다. 두 아들도 외삼촌 집에서 살기 싫다며 자주 엄마인 A씨를 찾아가 보챘다. 동거남에게 눈치가 보여 찾아오지 말라는 A씨의 말에도 엄마 품이 그리운 두 아들은 A씨 집으로 자주 찾아왔다. A씨는 지난달 28일 충북 청주시 흥덕구 자신의 집에서 아들 B군과 말다툼을 벌이다 흉기를 휘둘렀는데 그만 아들의 가슴을 찔렀다. 다행히 B군은 전치 3주의 상처를 입어 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이다.

B군은 경찰 조사에서 “엄마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A씨는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됐다. 두 아들은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임시 보호를 받고 있다.

A씨는 경찰조사에서 “오지 말라고 했는데도 아들이 자꾸 찾아와 위협만 하려다가 실수로 상처를 입혔다”고 후회했다.

경찰 관계자는 “두 아이가 다시 엄마와 함께 살 수 있을지는 수사 결과와 법원의 판결로 결정될 것”이라며 “엄마를 두둔하는 두 아들이 안쓰럽다”고 말했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