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재헌, 비자금·이혼 소송과 관련 의혹… 페이퍼컴퍼니 3개 회사에 1달러 주식 1만주 발행

입력 2016-04-04 21:10 수정 2016-04-05 00:16
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 재헌씨가 조세피난처인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3개의 페이퍼컴퍼니(유령회사)를 설립한 것으로 4일 밝혀져 세정 당국이 조사에 착수했다.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와 뉴스타파는 재헌씨를 포함한 한국인 196명 중 주요 인물을 순차적으로 공개할 계획이다.

뉴스타파 등에 따르면 재헌씨는 2012년 5월 원 아시아 인터내셔널, GCI 아시아, 럭스 인터내셔널 등 3개사를 버진아일랜드에 설립했다. 모두 1달러짜리 주식 1주만 발행한 페이퍼컴퍼니다. 재헌씨는 주주 겸 이사, 실소유주로 등기돼 있다.

회사 설립 당시 제출된 서류에 재헌씨의 홍콩 거주민 신분증 사본이 첨부돼 있었다. 회사 주소지는 모색 폰세카 버진아일랜드 지점으로 돼 있다. 모색 폰세카는 중미 파나마 최대 로펌이자 ‘역외비밀 도매상’으로 악명 높은 곳이다.

뉴스타파는 “노 전 대통령 추징금 납부를 둘러싼 법적 공방과 이혼 소송 때문에 비자금 상속 여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페이퍼컴퍼니를 만든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재헌씨의 전부인 신정화씨는 앞서 2011년 말 홍콩 법원에 재헌씨를 상대로 이혼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재헌씨에게 재산공개 명령을 내렸었다. 신씨는 노 전 대통령 비자금 관리자였던 신명수 동방유량 회장의 딸이다. 재헌씨 측은 “중국에서 사업차 회사들을 만들었는데 여의치 않아 회사들을 모두 휴면 상태로 유지했다”고 해명했다.

당국은 한국인 196명의 계좌 파악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한 세정 당국 관계자는 “자료가 입수되면 해당 인물을 대상으로 서면조사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며 “자금 출처 등도 조사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종=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