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253개 선거구 중 122곳(48.2%)이 몰려 있는 수도권 판세는 총선이 9일 앞으로 다가온 4일에도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몇몇 지역은 여론조사 기관별로 1, 2위가 엎치락뒤치락하고 각 당의 판세 분석도 서로 엇갈리면서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혼전(混戰)이 거듭되고 있다. 새누리당은 수도권 참패론에 과반 의석 붕괴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바짝 긴장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내심 반등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이날까지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와 각 당의 분석을 종합해보면 서울 49개 선거구 가운데 26곳이 오차범위 내 경합지역으로 나타났다. 인천은 13개 선거구 중 5곳, 경기는 60개 선거구 가운데 25곳이 접전지였다. 122개 선거구 중 105곳에서 야권 후보가 분열돼 있음에도 새누리당이 3자 구도로 인한 ‘어부지리’를 전혀 얻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서울 용산이나 경기 수원무 용인정 등은 여론조사 기관에 따라 결과가 뒤바뀌기도 했다.
새누리당은 최근 여의도연구원이 휴대전화 안심번호를 활용해 조사한 결과 서울에서 강남과 서초, 동작을 등 7곳을 제외하고 모두 열세로 나타나 충격에 휩싸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경제·리얼미터가 이날 발표한 종로지역 여론조사에선 적극투표층만 놓고 봤을 때 새누리당 오세훈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후보에게 오차 범위 내에서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에서도 새누리당이 확실하게 우위를 보이는 지역은 20여곳에 그쳤다고 한다.
김무성 대표는 경남지역 유세를 마치고 서울 여의도당사로 이동해 긴급 선대위 회의를 주재했다. 안형환 선대위 대변인은 “자체 판세 분석 결과 이번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얻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전국에서, 특히 수도권에서 지지층 이탈과 투표 포기가 심각한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새누리당이 과반 의석을 얻지 못하면 박근혜정부는 식물정부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면서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앞서 권성동 전략본부장은 최악의 경우 의석수가 130석대로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았다.
반면 더민주 이철희 선대위 종합상황실장은 기자들과 만나 “현재 더민주가 상당히 불리하고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바닥은 찍었고 전체적으로 조금씩 반등 추세라고 본다”고 했다. 그는 영등포을을 예로 들며 “신경민 의원이 새누리당 권영세 후보에게 10% 포인트 뒤지는 걸로 나오지만 자체 조사에 의하면 오차범위 내에 붙어 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보수적으로 잡으면 110석 정도, 상승세를 탄다면 그보다 더 나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김종인 대표도 서울 광진갑 유세 현장에서 이 지역 후보인 전혜숙 전 의원에게 “여론조사가 박빙이면 우리가 이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
[관련기사 보기]
수도권 56곳이 박빙… 판세 요동친다
입력 2016-04-04 22:27 수정 2016-04-05 0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