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해진 심장·칼 맞은 듯한 페이스… 렉서스 NX

입력 2016-04-05 19:05

렉서스 NX는 스포츠카와 SUV의 융합으로 새 수요를 창출하겠다는 전략으로 탄생됐다. 스포츠카 LFA를 개발한 엔지니어링팀이 NX 연구를 주도하면서다.

2008년 금융 위기가 촉발되면서 글로벌 경기가 얼어붙자 미국 차 시장에서 승승장구하던 렉서스도 흔들렸다. 2009년 취임한 도요다 아키오 사장은 렉서스의 전면적인 개혁을 주문했다.

LFA 개발팀 소속이었던 4명의 핵심 엔지니어가 NX 연구에 투입됐다. NX 수석 엔지니어를 맡은 가토 다케아키는 “우리가 LFA를 만들었듯이 렉서스 브랜드에서 완전히 새로운 SUV를 만들어 보자”며 동료들을 격려했다.

우선 NX는 렉서스가 브랜드 사상 처음으로 시도하는 컴팩트 SUV라는 점에서 기존 전통에 얽매일 필요가 없는 차였다. 이에 개발팀은 NX의 컨셉트를 ‘프리미엄 어반 스포츠 기어’로 정의했고, 활동적 이미지를 구현하기로 했다. 그 결과 렉서스 최초의 4기통 가솔린 터보 직분사 엔진이 만들어졌고 NX에 장착됐다. 배기가스가 단숨에 빠져 나갈 수 있도록 설계된 엔진이다. 엔진이 빨아들일 공기를 압축하는 터보차저의 효율도 개선됐다.

NX의 디자인도 처음 선보일 당시 업계의 큰 관심을 받았다. 좌우로 벌어진 전면 그릴과 위아래로 찢어진 듯한 헤드램프가 차체에 칼자국이 난 것처럼 강렬한 인상을 준다는 평가였다. 바람을 채워 넣은 것처럼 부풀려진 뒷바퀴 주변 철판도 색다른 모습이었다. 역동적이기는 했지만 섬세함을 추구했던 기존 렉서스 모델들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디자인의 변화를 통해 브랜드 혁신을 이루려고 했던 렉서스가 내 놓은 결과물인 셈이다. 새 디자인은 내부에서 반대가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렉서스 디자인을 총괄하는 도쿠오 후쿠이치는 “100명이 그럭저럭 만족할 디자인 대신 한 사람이라도 열광할 디자인을 추구하겠다”며 개발을 이어갔다. 렉서스 관계자는 5일 “참신한 아이디어를 대폭 수용한 젊은 엔지니어들 덕분에 NX는 세상의 빛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유성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