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방촌 주민들이 자활을 위해 제작한 양말인형이 프로야구단의 공식 캐릭터 상품으로 빛을 보게 됐다.
서울시는 서울에서 가장 큰 쪽방촌인 용산구 동자동 주민들이 제작한 양말인형을 프로야구단 KT위즈의 공식 캐릭터 상품으로 판매한다고 4일 밝혔다.
양말인형은 작은 구멍이 나거나 마감이 잘못돼 판매가 불가능한 양말에 탄성이 좋은 솜을 넣고 얼굴 표정 등을 바느질로 마감한 제품이다.
동자동 쪽방 주민들이 양말인형을 만들기 시작한 것은 2014년이다. 서울시는 KT와 손 잡고 폐목욕탕 건물을 리모델링해 동자희망나눔센터를 개관했다. 지하1층·지상 2층 규모의 센터는 쪽방 주민들의 자활과 취미활동 등을 지원하기 위해 만든 전국 최초의 복합커뮤니티공간이다.
양말인형 만들기는 이곳에서 진행한 종이접기, 노래교실, 건강체조교실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 중 하나다. 취미로 시작됐지만 참여가 늘고 실력이 향상되면서 지난해 10월 별도의 공방으로 독립했다. 무료 교육을 해주던 양말업체 ㈜박군의 도움으로 교보문고와 울산 현대백화점에 양말인형을 소량 납품했고 전주국제영화제, 홀가분마켓 등의 프리마켓에도 참여했다. 또 충북 진천의 생태숲 다람쥐 캐릭터 인형을 납품한 데 이어 KT위즈 캐릭터 상품으로까지 납품을 확대한 것이다.
KT위즈 유니폼 양말인형은 수원 KT위즈 홈구장 내 위즈파크몰에서 올 정규시즌 동안 1만원에 판매된다.
남원준 서울시 복지본부장은 “동자희망나눔센터에서 주민들의 취미활동으로 시작한 양말인형 만들기가 번듯한 일자리로 발전했다”며 “이런 사례를 다른 지역으로 확대하고 사업모델도 늘려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
쪽방촌 주민들이 자활·취미로 만든 ‘양말인형’, 프로야구단 캐릭터 상품으로 ‘햇빛’
입력 2016-04-04 21: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