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 한마리 왔다고 봄 아니다” 이번엔 경기 비관론… 헷갈리는 유일호

입력 2016-04-04 21:57 수정 2016-04-05 14:34

유일호(사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제비 한 마리 왔다고 봄이 온 것은 아니다”며 한국 경제 상황을 ‘여전히 어렵다’고 평가했다. 최근 잇따라‘경제 비관론’을 경계하는 발언을 해 온 것과 달리 오히려 ‘경제 긍정론’을 경계하고 나선 것이다.

유 부총리는 4일 확대간부회의에서 “2월 하순 이후 금융시장이 안정을 회복한 가운데 생산, 수출 등 실물지표도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경제 상황이 여전히 어렵다”고 말했다. 한국 경제를 부정적으로 보는 이유에 대해선 “북핵과 G2(미국·중국) 리스크, 국제금융시장 변동성 등이 여전히 남아 있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제비 한 마리 왔다고 봄이 온 것은 아니다’라는 인식으로 일희일비하지 않고 일관성 있는 자세로 최근의 긍정적 회복 신호를 일자리 창출과 산업경쟁력 제고로 연결해 나가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최상목 기재부 1차관도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경제지표가 1분기 전반부에는 부진했지만 2월 들어 후반부에 반등하고 있다”며 “그러나 개선되는 지표를 아직 반등세로 보기에는 어려워 조심스럽게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 부총리의 이날 발언은 취임 이후 보였던 한국 경제에 대한 낙관론적 태도와 사뭇 다르다. 유 부총리는 한 달 전인 지난달 7일 확대간부회의에서는 “냉정한 현실 인식이 중요하지만 경제는 심리인 만큼 과도한 불안심리가 확산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할 것”이라며 4일 발언과 다른 톤으로 말했다. 또 유 부총리는 경제위기론에 대해선 “한국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일축해 왔다. 지난달 21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는 “일각에서 편협한 시각으로 경제지표를 왜곡 해석하는 등 근거 없는 경기 실패론은 매우 유감”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세종=윤성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