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스케줄 따른 분만… 평일 출생, 공휴일 2배

입력 2016-04-04 22:00
‘병원 출산’이 일반화되면서 태어나는 요일도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평일에 태어나는 신생아가 주말과 공휴일에 태어나는 아기보다 최고 2배 가까이 많다. 제왕절개 증가로 평일 신생아는 더 늘고 있다.

서울대 의학연구원 인구의학연구소 박상화 박사 연구팀은 2012년 요일별 분만 빈도를 조사한 결과 월요일의 출생지수가 114로 일요일(59)의 두 배에 가까웠다고 4일 밝혔다. 출생지수는 그해 일평균 출생아 숫자와 요일별 평균 출생아 숫자를 비교한 것이다. 100보다 크면 일평균보다 신생아가 많이 태어났음을 뜻한다.

출생지수가 높은 요일은 월요일에 이어 화·금요일(111), 수·목요일(104)이었다. 반면 토요일은 78, 공휴일은 62에 그쳤다. 연구팀이 다른 연도를 조사했을 때도 2010년엔 월요일(112), 2003년에 금요일(110), 1995년에 화요일(111)의 출생지수가 가장 높았다.

이는 분만 일정이 의사의 스케줄에 따라 상당 부분 조정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임산부의 생리적 주기에 따른 결과라기보다 산부인과 의사의 분만유도·제왕절개 등에 기인한 것”이라고 추정했다. 우리나라의 의료기관 분만율은 2011년 기준 98%에 이른다.

평일 분만은 제왕절개를 통한 분만율이 높아지면서 함께 늘고 있다. 월요일 출생지수는 1995년 107에서 2012년 114로 증가했다. 제왕절개 분만율도 1995년 29.5%에서 2006∼2011년 평균 36.0%로 증가세다. 이에 비해 일요일 출생지수는 1995년 67에서 2012년 59로 줄었고, 토요일 출생지수도 88에서 78로 감소했다. 연구결과는 한국보건정보통계학회지 최신호에 실렸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