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 휴전 20여년 만에 무력 충돌

입력 2016-04-04 00:00
나고르노-카라바흐에서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 군대가 2일(현지시간) 전투를 벌여 최소 30명의 양측 병사가 사망했다. 테르테르구 한 지역에 세워진 차량이 총을 맞아 만신창이가 돼있고 주변에는 피가 흥건하다. AP뉴시스

20여년 동안 지속된 옛 소련의 대표 분쟁지역 나고르노카라바흐에서 최악의 무력 충돌이 발생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은 2일(현지시간)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 군대가 충돌해 양측 군인 최소 30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1994년 휴전 후 가장 큰 규모다. 하지만 휴전 여부를 둘러싸고 양국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세르즈 사르키샨 아르메니아 대통령은 TV에 출연해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에서 전투가 벌어져 아르메니아 병사 18명이 사망하고 35명이 다쳤다고 발표했다. 아제르바이잔 국방부도 자국 군인 12명이 사망하고 헬기 1대가 격추됐다고 밝혔다. 아르메니아 정부의 지원을 받는 나고르노카라바흐 자치주 정부는 12세 소년 한 명이 숨지고 어린이 2명이 다치는 등 민간인 피해자가 발생했다고 언급했다. 양국은 상대국이 먼저 공격해 충돌이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나고르노카라바흐는 옛 소련 시절 아제르바이잔 영토에 위치하면서 아르메니아인이 대다수를 차지해 민족 분쟁을 겪었다. 소련 붕괴 직전 분리독립을 선언했지만 아제르바이잔이 저지하면서 전쟁이 시작됐다. 휴전 때까지 이 지역에서 3만명이 죽고 100만명이 피난했다. 이후 독립국가를 선포했지만 국제사회에서 인정받지 못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