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도 금융 당국이 온라인 투자자문 관련 규제를 완화하는 등 로보어드바이저 도입이 궤도에 오르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국내 로보어드바이저 도입이 초기단계인 만큼 정확한 수수료를 산정하거나 투자수익률 하락에 따른 소비자 불만 등을 감안한 사업모델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4일 발표한 ‘금융상품 자문업 활성화 방안’에서 로보어드바이저 활성화를 위한 환경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금융사가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할 때 일정요건을 갖추면 로봇과 소비자 사이에 중간 인력을 두지 않고, 직접 자산관리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주겠다는 것이다. 소비자를 상대로 로봇이 직접 자문서비스를 하려면 로보어드바이저와 관련해 투자자 성향분석과 포트폴리오가 있어야 하고, 고객 정보보호 기능과 해킹 등 보안위험 대처능력이 필요하며, 공개테스트를 거쳐야 한다.
국내 주요 은행과 증권사들도 로보어드바이저를 도입하고 있다. 저금리 상황에서 자산관리 사업이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지난 1월 전문기업 쿼터백투자자문사와 함께 자문형 신탁상품인 ‘쿼터백 R-1’을 출시했다. 920조개 이상의 빅데이터를 분석해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채권(ETN) 등에 투자한다. KEB하나은행은 지난달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사이버(Cyber) PB’ 서비스를 개시했다. 사이버 PB는 설문지 분석, 투자목적 분석, 시뮬레이션, 모델 포트폴리오 제안, 포트폴리오 제안 등 5단계에 걸쳐 투자자문 서비스를 진행한다. 우리은행도 최근 로보어드바이저 베타서비스를 시작했다. 우리은행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전용상품과 퇴직연금 상품, 은퇴설계 서비스 등을 포함한 온라인 투자자문 서비스를 시범운영한 후 하반기 정식 버전을 출시할 계획이다. 대우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도 전문기업들과 로보어드바이저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하거나 자체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로보어드바이저가 자산관리 서비스 고객기반을 넓힐 것으로 평가하면서도 아직 도입 초기여서 모델의 안정성에 대한 검증이 더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기존 자산관리 서비스보다 수수료가 낮은 데다 시장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수익률 관리에 실패한다면 사업모델이 위축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고객과의 소통이 제한되면서 고객들의 불만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도 금융사들이 대비해야 할 리스크로 꼽힌다. 백상진 기자
[월드 이슈] 로보어드바이저 국내 도입 실태… KB국민·KEB하나·우리은행 개시, 안정성 검증 필요
입력 2016-04-04 1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