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총선을 열흘 앞둔 3일 전국 곳곳에서는 여야가 서로의 ‘텃밭’을 탈환하기 위해 자존심을 건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다. 이들 지역에서의 총선 성적표에 따라 각 후보의 정치인생은 물론 여야 및 여권·야권 내 역학구도도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 종로·관악을 與野 ‘텃밭 탈환전’=여야가 텃밭 쟁탈전을 벌이고 있는 대표적인 지역은 서울 종로와 관악을이다.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종로는 14∼18대 현 집권보수 세력이 내리 5승을 달성한 곳이지만 19대 총선에서 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인 정세균 후보에게 내줬다. 새누리당이 반드시 ‘탈환’하겠다며 벼르는 이유다. 새누리당은 여권 잠룡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후보로 내세워 바람몰이를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종로는 정 후보에게도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배수진’이기도 하다. 이번 공천 과정에서 ‘정세균계’로 불리는 의원 상당수가 낙천되면서 정 후보는 선거를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야 한다. 지난달 29일 SBS·TNS코리아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4.4% 포인트)에서는 오 후보(48.6%)가 정 후보(37.3%)를 11.3% 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관악을은 야권이 반드시 탈환해야 하는 곳이다. 야권은 27년간 지켜왔던 이 지역을 지난해 4·29재보선에서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에게 내줬다. 그러나 이번에도 상황은 녹록지 않다. 지난해와 비슷한 야권 분열 상황이 재연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재보선 때는 현재 국민의당 소속인 정동영 전 의원이 ‘국민모임’ 후보로 20.15%를 득표했다. 당시 오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 정태호 후보 간 득표율 차이는 9.69% 포인트였다. 이번 선거에서도 더민주 정태호, 국민의당 이행자, 민주당 송광호, 민중연합당 이상규 후보 등이 나서 야권 분열이 현실화된 상태다.
◇여·야 심장부는 내전 중=여와 야의 ‘심장부’인 대구와 광주·호남에서 벌어지는 ‘전쟁’은 더 치열하다. 총선 결과에 따라 여권과 야권 내부의 역학구도가 결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에서는 진박(진실한 친박근혜) 대 무소속의 일전이 진행 중이다. 새누리당 공천 파동의 진원지인 무소속 유승민(대구 동을) 후보는 여당의 무공천으로 20대 입성이 거의 확실시되지만, 유승민계 권은희(대구 북갑) 류성걸(대구 동갑) 후보가 각각 새누리당 양정모 정종섭 후보와 겨루고 있다. 공천 탈락에 반발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주호영(대구 수성을) 후보도 새누리당 이인선 후보와 경쟁 중이다.
야권은 광주·호남에서 격전을 벌이고 있다. 전북에서는 전주병에 출마한 더민주 김성주 후보와 국민의당 정동영 후보에 이목이 집중된다. 정 후보는 지난해 4·29재보선에 이어 이번에도 낙선할 경우 정치생명에 큰 타격을 입게 될 수 있다. 또 국민의당 천정배 공동대표와 더민주 양향자 전 삼성전자 전무가 맞붙고 있는 광주 서을도 관심 지역이다. 천 대표 역시 문재인 전 대표의 영입인사이자 정치 신인인 양 후보에게 패할 경우 야권 내 설자리를 위협받을 수 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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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4-03 21:31 수정 2016-04-04 0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