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연금이 혼자 사는 할아버지보다 할머니에게 더 큰 효용을 안기는 것으로 분석됐다. 여성의 기대수명이 더 높은 현실에서 현행 주택연금은 부부 위주에 여성 사망률을 기준으로 설계돼 상대적으로 독신 남성 가입자의 차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 것이다.
여윤경 이화여대 교수와 양재환 서울시립대 교수는 3일 공개된 한국금융학회 금융연구 최신호에 실린 “주택연금을 통한 남성과 여성 은퇴자의 장수리스크 비교분석”이란 공동 논문에서 이같이 밝혔다. 여 교수팀은 독신 가구를 따로 모델링해 “주택연금이 여성 독신 가구에 더 강한 가입동기를 제공할 수 있다”고 수치 모델로 입증해냈다. 이유로는 여성이 남성보다 장수하며, 여성의 생애 소득 수준이 남성보다 낮고, 여성의 투자 성향이 남성보다 보수적인 점 등이 꼽혔다.
주택연금은 만 60세 이상 고령자가 살고 있는 집을 담보로 맡기고 남은 생애 동안 연금 방식으로 노후생활자금을 받는 국가 보증 금융상품이다. 금융위원회는 주택연금을 고령화와 노후빈곤에 맞선 해결책으로 보고, 주택담보대출이 있어도 가입을 허용하는 것을 골자로 한 ‘내 집 연금 3종 세트’를 오는 25일부터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한국주택금융공사는 2월 말 기준으로 주택연금 가입자 수가 3만628명이라고 밝혔다. 2007년 처음 도입 당시 515명뿐이던 것에 비하면 상전벽해 수준이다. 평균 주택가격은 2억8100만원, 평균 월지급액은 99만원 정도다. 부부 가입자가 다수로 나이가 어린 배우자 쪽을 기준으로 한 가입자 평균 연령은 72세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주택연금, 독신 할아버지보다 할머니에 효용 크다
입력 2016-04-03 20: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