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로 선발돼 종주국과 겨뤄보고 싶어요”… 레바논 현지서 다시 만난 태권도 師弟

입력 2016-04-03 19:34
레바논 동명부대 17진 방용진 상사(오른쪽)가 최근 디에나 알쿠라이(가운데), 사자 알쿠라이 자매와 함께 동명부대 태권도 교실 인근에서 찍은 기념사진. 합동참모본부 제공

레바논 평화유지활동을 위해 재파병된 동명부대 17진 소속 방용진(32) 상사가 8년 만에 현지 제자들을 만났다.

3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방 상사는 최근 동명부대 태권도 교실을 방문했을 때 한눈에 스승을 알아본 디에나 알쿠라이(16)양의 환영을 받았다. 디에나양은 “사범님 아니신가요? 레바논에 다시 오신 거죠? 저희를 기억하세요?”라며 활짝 미소를 지었다. 디에나양은 동생 사자(14)양과 함께 부사범으로 이곳 아이들에게 태권도를 가르치고 있다.

방 상사는 2008년 동명부대 3진으로 레바논에 처음 파병됐다. 당시 하사였던 그는 태권도 4단 소지자로 태권도 교관 임무도 맡았다. 그가 동명부대 태권도 교실에서 처음 만난 제자는 각 8살, 6살이었던 알쿠라이 자매였다. 방 하사의 발차기 시범에 매료됐던 두 소녀는 작은 손으로 방 하사의 하얀 허리띠를 매만지며 “한국 태권도를 꼭 배우고 싶다”고 호소했다. 방 하사는 두 소녀에게 허리띠를 주고 직접 태권도를 가르쳤다.

어린 제자들은 훌쩍 자라 검은 띠(2단)를 따고 올림픽 금메달에 대한 꿈을 키워가고 있다. 사자양은 “4∼5년 뒤에 레바논 태권도 국가대표로 선발돼 태권도 종주국인 한국선수들과 겨뤄보고 싶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방 상사는 “한국에 돌아와서도 무척 보고 싶었는데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제자들을 보니 뿌듯하다”며 “레바논 국가대표 꿈을 꼭 이루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자매는 동명부대를 응원하고 한국문화를 알리는 ‘동명부대 서포터’ 활동도 하고 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