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평화유지활동을 위해 재파병된 동명부대 17진 소속 방용진(32) 상사가 8년 만에 현지 제자들을 만났다.
3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방 상사는 최근 동명부대 태권도 교실을 방문했을 때 한눈에 스승을 알아본 디에나 알쿠라이(16)양의 환영을 받았다. 디에나양은 “사범님 아니신가요? 레바논에 다시 오신 거죠? 저희를 기억하세요?”라며 활짝 미소를 지었다. 디에나양은 동생 사자(14)양과 함께 부사범으로 이곳 아이들에게 태권도를 가르치고 있다.
방 상사는 2008년 동명부대 3진으로 레바논에 처음 파병됐다. 당시 하사였던 그는 태권도 4단 소지자로 태권도 교관 임무도 맡았다. 그가 동명부대 태권도 교실에서 처음 만난 제자는 각 8살, 6살이었던 알쿠라이 자매였다. 방 하사의 발차기 시범에 매료됐던 두 소녀는 작은 손으로 방 하사의 하얀 허리띠를 매만지며 “한국 태권도를 꼭 배우고 싶다”고 호소했다. 방 하사는 두 소녀에게 허리띠를 주고 직접 태권도를 가르쳤다.
어린 제자들은 훌쩍 자라 검은 띠(2단)를 따고 올림픽 금메달에 대한 꿈을 키워가고 있다. 사자양은 “4∼5년 뒤에 레바논 태권도 국가대표로 선발돼 태권도 종주국인 한국선수들과 겨뤄보고 싶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방 상사는 “한국에 돌아와서도 무척 보고 싶었는데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제자들을 보니 뿌듯하다”며 “레바논 국가대표 꿈을 꼭 이루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자매는 동명부대를 응원하고 한국문화를 알리는 ‘동명부대 서포터’ 활동도 하고 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국가대표로 선발돼 종주국과 겨뤄보고 싶어요”… 레바논 현지서 다시 만난 태권도 師弟
입력 2016-04-03 19: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