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단일화, 진전은 없고 신경전만 가열

입력 2016-04-01 21:12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산발적으로 지역구 후보 단일화 논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접점을 찾지 못하고 신경전만 벌이고 있다. 일부 지역구에서 합의가 번복되는가 하면 당 지도부끼리의 설전은 계속되는 양상이다.

서울 강서병에서는 1일 더민주와 국민의당 후보가 단일화에 잠정 합의하고도 서로 다른 주장을 하면서 공방이 벌어졌다. 이 지역은 두 당의 후보가 단일화 의사를 밝힌 수도권 첫 지역인 만큼 야권 연대의 시금석으로 평가받는다.

더민주 한정애 후보는 기자회견을 열고 후보 단일화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합의 대상자인 김성호 국민의당 후보가 반발하는데도 홀로 기자회견을 강행한 것이다. 한 후보는 “(여론조사 문항에) 정당명을 표기하고 어느 후보가 새누리당에 맞설 경쟁력이 있는지 묻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는 즉각 반발했다. 그는 “일방적으로 잠정 합의문을 언론에 공개하고 기자회견을 강행했다”며 “한 후보가 ‘정당 명칭 없이 후보자 이름을 통한 여론조사’는 절대 수용할 수 없다며 단일화 논의 자체를 거부했다”고 말했다.

다른 지역도 비슷하다. 서울 중·성동을에 출마한 국민의당 정호준 후보는 더민주 이지수 후보에게 단일화를 요청하며 선거운동을 중단한 상황이다. 더민주 금태섭(서울 강서갑) 후보와 진성준(서울 강서을) 후보도 단일화를 촉구하고 있지만 국민의당은 별 반응이 없다.

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는 이날도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를 비판하고 나섰다. 그는 “연대를 반대하는 것이 국민의당이라는 사실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며 “안철수 대표가 자꾸 고집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안 대표는 “소모적인 논란은 안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국민의당 이태규 전략홍보본부장은 “최종 판단은 후보에게 있다”고 했다. 단일화에 반대하지 않지만 당에서 적극 추진하지는 않겠다는 전략을 다시 한번 내비친 셈이다.

고승혁 기자 marquez@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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