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강’ 美 여자 축구대표팀, 임금은 ‘축구 변방’ 남자팀 40%

입력 2016-04-01 20:40
월드컵 3회 우승에 빛나는 ‘세계 최강’ 미국 여자축구대표팀 선수들이 임금 차별에 들고 일어났다.

뉴욕타임스(NYT)는 미 여자축구대표팀 주장 칼리 로이드(33) 등 대표팀 선수 5명이 31일(현지시간) 임금 차별을 이유로 연방평등고용위원회(EEOC)에 미 축구협회를 상대로 진정서를 제출했다고 전했다. 선수들은 진정서에서 축구협회가 여자대표팀에 지불하는 경기수당이 남자대표팀의 40%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NYT에 따르면 남자대표팀 선수가 친선경기 시 평균적으로 기본수당 5000달러(574만원)와 승리 보너스로 8166달러(938만원)를 추가로 받는 데 비해 여자대표팀은 승리 보너스를 합해도 수당이 5000달러를 넘지 못했다. 또 월드컵 우승 시 남자는 39만 달러(약 4억5000만원)의 수당을 받지만 여성대표팀은 5분의 1 정도인 7만5000달러(약 8600만원)에 불과했다.

푸대접을 받는 데 비해 세계 여자축구계에서 미국 대표팀의 위상은 최고 수준이다. 1991년 여자월드컵이 시작된 이래 3위 바깥으로 밀려난 적이 없다. 지난해 캐나다 여성 월드컵에서는 우승도 했다. 같은 기간 2002년 한일월드컵 때 8강에 오른 게 최고 성적인 남자 대표팀과 대조된다. 올림픽에서도 여자대표팀은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96년부터 준우승 1차례를 제외하고 매번 우승했다.

현지에서는 여성 선수들의 활약으로 여성 축구영화가 만들어지는 등 미국사회에 축구 열풍을 몰고 온 공로를 감안해서도 이들을 더 격려하자는 여론이 많다. 지난해 월드컵 우승 뒤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이제 ‘여자처럼 뛴다’는 표현은 ‘최고’임을 뜻한다”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조효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