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자는 떠났지만 지상에 남은 그녀의 곡선들… 건축가 자하 하디드 별세

입력 2016-04-01 20:38
세계적 여류 건축가인 자하 하디드
31일(현지시간) 세상을 떠난 세계적 여류 건축가인 자하 하디드(사진)는 65세의 길지 않은 생에도 불구하고 건축계에 ‘무궁무진한 상상력’을 남겨놓고 떠난 인물로 기억된다. 실용성과 예술성을 동시에 구현한 하디드의 작품은 그녀를 현대 건축계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게 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하디드는 건축계의 록스타였다”고 평가했다.

하디드는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태어나 레바논에서 학교를 다녔다. 이후 런던에서 영국건축협회 산하 건축학교를 졸업했다. 그녀는 뉴욕의 세계적 건축가인 렘 콜하스의 건축사무소에서 일하다 1980년부터 런던에 자신의 건축사무소를 열어 활동해 왔다.

그녀는 자신을 설명할 때 “나는 유럽인이 아니어서 전통적 건축을 하지 않았고, 게다가 나는 여자이기도 하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이런 배경은 그녀가 일반적 건축 양식에서 벗어나 세상에 없는 창조적 조형물을 만들어내도록 해줬다.

그녀의 특징 중 하나는 살아 움직이는 것 같은 유동성 또는 생명성이 부여된 작품이 많다는 점이다. 대만의 타이중 메트로폴리탄 오페라하우스가 대표적이다.

또 여성의 유연한 곡선미를 연상시키는 무정형 곡선 형태의 외관을 가진 건축물이 다수를 차지한다. 특히 중력을 거부하는 듯한 역동적인 곡선미의 아제르바이잔 바쿠의 하이데르 알리예프 문화센터((1))로 ‘박물관 디자인상’을 받기도 했다. 2020년 카타르 월드컵이 개최되는 알와크라 스타디움의 경우 여성 성기를 형상화했다는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2019년 완공될 베이징 신공항((2))은 기능성을 중시하면서도 미관이 유려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