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대수 훨훨… 날개 편 저비용항공사

입력 2016-04-02 04:00

2005년 8월 31일 국내 최초의 저비용항공사(LCC) 한성항공의 ATR 72-200이 승객 46명을 태우고 청주공항을 이륙했다. 당시 한성항공이 보유한 항공기 ATR 72-200은 프로펠러와 제트엔진이 동시 장착된 터보프롭형 항공기로 1995년 제작됐다. 당시 한성항공이 보유한 비행기는 1대뿐이었다. 이듬해 6월 취항한 제주항공 역시 터보프롭형 항공기인 봄바디어사의 Q400으로 첫 비행을 했다.

첫 취항 이후 12년째인 1일 현재 LCC 5개사의 보유 항공기는 82대로 국내 두 번째 민간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의 항공기 보유대수(84대)와 엇비슷하다. 여기에 증가하는 항공 수요를 감안한 신규 LCC 취항과 기존 LCC의 항공기 추가 도입으로 올해 안에 100대 시대로 진입할 가능성도 있다.

LCC 매출 1위 제주항공은 지난 2월 올해 첫 신규 항공기인 B737-800을 도입한 데 이어 모두 5대의 항공기를 추가 도입할 계획이다. 올해 2대를 반납해 26대로 운항한다. 진에어도 지난 25일 B737-800을 도입한 것을 포함해 올해 3대를 추가한다. 에어부산은 에어버스 항공기로 기종을 단일화한 후 항공기를 보강해 올해 말 18대를 운항할 예정이다. 이스타항공과 티웨이항공도 각각 17대와 16대로 항공기를 늘릴 방침이다. 특히 에어서울이 예정대로 올 하반기 취항할 경우 LCC의 항공기 총 보유대수는 더욱 늘어난다.

항공기 대수 증가 못지않게 기령(機齡·항공기 연령) 역시 낮아지고 있다. 진에어가 지난해까지 신규 제작 항공기 4대를 도입한 데 이어 지난달 들여온 B737-800도 새 항공기였다. 에어부산도 기령이 높은 보잉 항공기를 반납하면서 평균 기령이 낮아졌다. 장거리 노선 취항에 따라 중대형 항공기 도입이 잇따르고 있다. 진에어는 최대 333석 규모로 운영되는 B777-200ER 3대를 도입한 데 이어 올해도 1대를 더 도입한다.

LCC가 지방 공항을 중심으로 노선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만큼 당분간 항공기 도입 경쟁도 지속될 전망이다. 실제 지난 2월 LCC 이용 여객은 107만3023명으로 지난해 대비 61.1% 증가했다. 대구(95.8%) 김해(44.1%) 제주(17.0%) 등 지방 공항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LCC의 국제선 분담률도 매년 증가해 지난 2월 기준 분담률은 18.3%까지 높아졌다. LCC 업계 관계자는 “환율 변동이나 테러 문제 등의 불안 요소가 있긴 하지만 국제선 노선 증가로 LCC를 이용하는 항공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