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가 30일(현지시간) 불법 낙태 여성을 처벌해야 한다고 했다가 격렬한 비난에 직면하자 3시간도 안 돼 철회했다. 트럼프의 이 주장은 민주당 대선 경선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과거 여러 차례 낙태를 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뒤 나왔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트럼프는 성명을 통해 “만일 낙태가 미국의 연방 또는 주법에 의해 금지되면 낙태에 대한 법적 책임은 불법 행위를 한 의사에게 있고 여성에게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 경우 어린 생명과 마찬가지로 그 여성도 피해자다. 내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앞서 미국 MSNBC방송 앵커 크리스 매튜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낙태가 불법이라면 어떤 형태의 처벌이 여성에게 가해져야 하냐”는 거듭되는 질문에 “구체적인 처벌은 결정하지 못했다. 어떤 형태든 (낙태 여성을) 처벌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트럼프의 발언이 알려지자 클린턴 전 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가 여성 멸시와 반이슬람 발언을 여러 차례 한 것을 거론하면서 “더 이상은 안 된다고 생각한다. 무섭고 지독하다”고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아칸소 주지사이던 시절 1983년 석 달간 그의 애인 노릇을 했다고 주장한 샐리 밀러라는 여성이 이날 온라인 사이트인 ‘더 아메리칸 미러’와의 인터뷰에서 “클린턴 전 장관이 첼시를 임신하기 전 여러 차례 낙태했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이어 “하지만 부부가 정치권에서 성장하고자 한다면 아이를 가져야 하며 그래야 인간적 면모가 드러나게 될 것이라고 남편 빌이 설득해 첼시를 가질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밀러는 이 이야기를 클린턴 전 대통령한테 직접 들었다고 강조했다.
배병우 선임기자 bwbae@kmib.co.kr
트럼프 “낙태 여성 처벌” 비난 들끓자 철회
입력 2016-03-31 21:53 수정 2016-03-31 23: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