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4·13총선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31일 총선 최대 승부처인 서울의 야당 현역 의원들을 정조준했다. 김 대표는 0시부터 야당 현역 지역구를 포함해 총 12곳의 지역구를 돌며 “민생하고 국정을 발목 잡은 운동권 정당을 심판해 달라”며 ‘야당 심판론’을 내세웠다.
김 대표는 31일 오전 9시 구로을 지원 유세에서 현역인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에 대해 “이 지역에서 12년간 국회의원을 지낸 의원이 중앙정치를 위해 흘리는 눈물의 100분의 1이라도 지역 발전을 위해 흘렸다면 구로가 이렇게 침체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 의원이 지난 1일 국회에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도중 총선 지지를 호소하며 눈물 흘린 것을 우회 비판한 것이다.
오후에는 최근 당내 공천 파동으로 탈당한 뒤 더민주로 옮겨간 진영 의원의 지역구인 용산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는 이 자리에서 진 의원에 대해 “얼마 전까지 당의 실세로 불리며, 당의 바람막이 밑에서 혜택 받던 사람이 박근혜정부를 사사건건 방해한 더민주로 들어간 건 국회의원 배지 한 번 더 달려고 정치적 도의를 저버린 것”이라며 “정치인으로서 절대 해선 안 될 일”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 대표의 일정은 전날 대구행에 이은 강행군이었다. 김 대표는 전날 오후 대구시당 첫 선거대책위원회회의 주재 직후 서울로 돌아와 곧바로 자정을 기해 서울 동대문시장으로 달려갔다. 중·성동을에 출마한 지상욱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서다. 이어 오전 8시 국립서울현충원 참배를 시작으로 1시간 단위로 지역구를 옮기며 지원 유세를 펼쳤다. 한 당내 관계자는 “(김 대표가) 더민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공격적인 유세 행보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마포갑 안대희 후보 지원 유세를 마친 뒤 마포을 김성동 후보 유세장으로 이동하는 길에 김 후보와 지하철 6호선을 타고 공덕역에서 망원역까지 다섯 정거장을 갔다. ‘기득권 정당’이라는 당의 이미지를 벗고 친서민적 이미지를 연출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하지만 역 관계자에게 “이게 몇 호선인가. 몇 분마다 오는가”라고 연신 묻는 등 지하철에 익숙하지 않은 모습도 드러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관련기사 보기]
새누리 김무성 대표 “민생·국정 발목 운동권 정당 심판”
입력 2016-03-31 2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