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학년도 주요 대학 입학전형에서 영어 비중이 줄고 예년에 비해 수학, 탐구 등이 더 중요해진다. 2017년 치르는 대학수학능력시험부터 영어가 절대평가로 바뀌면서 변별력이 축소되기 때문이다. 수시모집이 확대되면서 정시와 수능보다는 내신과 면접이 합격의 열쇠가 된다.
입시전문가들은 영어에 강한 외국어고 국제고 등 학생들이 영어 반영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대학을 기피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임성호 종로학원 하늘교육 대표는 31일 “주요 대학이 공통적으로 영어를 포함해 수능 자체로 변별력을 가르지는 않겠다는 흐름”이라며 “반대급부로 수시전형과 내신 영향이 커지는데 지원자 간 내신 차이가 크지 않아 심층면접과 비(非)교과 평가가 강화되는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서울대는 정시에서 영어 비중을 사실상 ‘무력화’했다. 2등급부터 0.5점씩 감점한다. 100점으로 1등급을 받아도 80점을 맞은 2등급과 0.5점 차이밖에 나지 않아 변별력이 사라지는 것이다. 자연계열은 과학탐구가 중요해졌다. 정시 일반전형에서 과학탐구 과목 2개를 모두 Ⅱ형으로 응시한 지원자에게 가산점을 부여한다.
서울대 수시 지역균형선발의 경우 영어 절대평가 영향으로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완화된다. 국어 수학 영어 탐구 가운데 3개 영역 이상에서 2등급 이내여야 하는데 영어 2등급 확보가 쉬워지기 때문이다. 대신 비교과와 심층면접 비중이 커진다. 특히 심층면접 문제를 풀어보는 시간을 30분에서 45분으로 늘려 면접 난이도를 높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세대는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의 모집인원을 681명에서 2018학년도 1019명으로 50% 가까이 늘렸다.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없는 면접형 학생부종합전형을 신설하고 내신으로 평가하던 학생부교과전형은 폐지했다. 심층면접의 중요성이 커진 셈이다. 수시 일반전형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은 소폭 완화됐지만 탐구영역은 적용과목이 하나에서 둘로 늘어 변별력이 높아졌다. 정시에서 영어 1등급과 2등급 간 점수 차가 5점으로 이화여대(10점) 다음으로 커서 변별력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고려대는 정시 선발인원이 25%에서 15%로 줄어 수능에 강한 재수생, 특목고생에게 불리할 수 있다. 수능 90%, 학생부 10%로 선발하던 정시는 수능으로만 뽑는다. 정시에서 영어 2등급은 1점, 3등급 이하는 등급별로 2점씩 깎는다. 연세대보다 등급 간 차이가 적다. 수시에선 학생부종합전형이 대폭 확대되고 고교추천전형의 학교당 추천 인원이 재학생의 4%로 늘어 내신뿐 아니라 비교과 영역, 면접이 중요해진다. 논술은 폐지되고 면접 비중이 높아진다.
서강대는 정원 내 선발인원의 80%에 이르는 1283명을 수시로 뽑는다.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적용되는 수시에선 영어가 수능 최저학력기준에 포함되고 인문·자연계열 교차 지원도 허용돼 경쟁률이 높아질 전망이다. 내신, 비교과 영역, 면접, 논술 등에 무게가 더해질 수밖에 없다. 서강대는 정시에 수능 영어 성적을 반영할 때 등급당 1점을 깎아 변별력이 적다.
성균관대는 정시에 영어를 아예 반영하지 않는다. 정시 인문계열은 수학(40%) 국어(40%) 사회·과학탐구(20%) 순으로, 자연계열은 수학(40%) 과학탐구(35%) 국어(25%) 순으로 중점을 뒀다. 수시 전형은 76.0%에서 80.3%까지 확대하고 학생부 전형을 283명 늘렸다. 논술 위주 전형은 153명 줄였다.
전수민 기자 suminism@kmib.co.kr
내년 대입 최대 관건은 내신·심층면접
입력 2016-03-31 21:30 수정 2016-03-31 23: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