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유승민계 ‘무소속 바람’ … 수도권 북상?

입력 2016-03-31 21:55 수정 2016-03-31 23:29
무소속으로 출마한 유승민 의원(가운데)이 31일 대구 동구 금호강 둔치에서 ‘친유승민계’인 권은희(왼쪽) 류성걸 후보와 공동 출정식을 갖던 중 함께 손을 들어 필승을 다짐하고 있다. 뉴시스

경남 밀양시 내일동 밀양관아에 무소속 유승민(대구 동을) 의원이 등장하자 관중은 박수치며 환호했다. 유 의원은 31일 오전 9시 대구에서 무소속 류성걸(대구 동갑) 권은희(대구 북갑) 의원과 공동 출정식을 마치고 곧바로 이곳으로 내달렸다.

원내대표 시절 원내수석부대표로 호흡을 맞췄던 조해진(경남 밀양·창녕·의령·함안) 의원 출정식을 시작으로 영남권 ‘친유승민계’ 돌풍 시동을 건 셈이다.

유 의원은 기호 7번이 쓰인 조 의원 선거운동 점퍼로 갈아입고 유세에 나섰다. 그는 “조 의원은 300명 국회의원 중 가장 깨끗한 사람이고 당당한 정치를 한다”며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 당선을 위해 누구보다 앞장섰던 조 의원이 무엇을 잘못했느냐”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서민과 중산층을 위하고 절대 부패와 불의에 타협하지 않는 건전한 보수당을 만들기 위해 기필코 살아서 국회에 들어가겠다”며 “조 의원과 함께 당선돼 막말하고 무너지는 새누리당을 개혁하는 데 앞장설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행사 내내 유 의원과 사진을 찍거나 악수를 청하고 “조 의원 좀 팍팍 밀어주이소”라며 부탁하는 지지자가 줄을 이었다.

조 의원은 유 의원을 “박 대통령을 누구보다도 사랑한 죄밖에 없는데 시샘과 이간질, 음모에 휘말려 비극적으로 원내대표에서 물러나야 했던 정치 선배이자 동지”라고 소개했다. 그는 “박 대통령이 정말 힘들고 외로울 때 남아서 지키고, 남은 임기 2년 박 대통령이 잘되게 하고, 박수를 받으면서 물러나게 하고, 물러난 뒤 야당이 손 못 건드리게 하겠다”고 했다. 이번 선거가 박 대통령이 아니라 부당한 공천권을 행사한 친박계와의 싸움임을 부각하기 위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기류는 대구에서도 분명하게 읽힌다. 대구 무소속 3인방도 오전 공동 출정식에서 새누리당의 공천 부당성을 부각하고 보수개혁을 강조하며 ‘바람’을 일으키기에 부심했다. 유 의원은 대구시민을 향해 “작대기만 꽂아도 무조건 1번을 찍고 후보를 여기 빼서 저기로 옮겨도 무조건 찍어줄 줄 아는 새누리당을 바로세우는 데 앞장서겠다”고 각을 세웠다.

친박계를 향해 “저 한심한 사람들이 얘기하듯이 무소속에 욕하는 선거가 돼서는 안 된다. 대구 미래를 좌우하는 선거가 돼야 한다”며 “대구 경제를 살리는 데 저희 ‘삼총사’가 앞장서겠다”고 했다. 복당 불가를 주장한 인사를 향해서도 “선거 후에 그분들이 당에 남아 있을지 모르겠다”고 뼈 있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유 의원은 낮 12시30분 밀양에서 1시간 거리에 있는 경남 창녕까지 조 의원과 함께 이동해 지원 유세를 마치고 오후에는 다시 대구로 돌아가 류 의원 찬조연설에 나섰다. 유 의원은 “저희가 당에 돌아가서 대통령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간신 같은 사람들을 저희가 다 물리치겠다”고 공세 수위를 높였다.

유 의원에게 도움을 청하는 무소속 의원들도 많아졌다. 유 의원은 무소속 구성재(대구 달성) 후보의 연대 요청에 “뜻이 같으면 같이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유 의원은 이재오 의원, 임태희 강승규 후보 등 수도권 후보들의 ‘무소속 연대’ 결성과 관련해선 “저희는 일단 대구·경북, 영남 쪽에 뜻이 맞는 무소속끼리 협력하고 있는 형태이고 수도권과는 (연대를) 결정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대구, 경남 밀양·창녕=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

[관련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