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개그우먼 정지민(33)과 가수 공휘(본명 공성표·29)가 1년여의 교제 끝에 오는 30일 결혼식을 올린다. 두 사람은 문화사역단체 ‘엘라인’(EL-LINE:하나님라인)에서 만났다. 처음엔 누나동생 사이였다. 두 사람이 서로 알게 된지는 3년 됐다.
지난 3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에서 만난 정지민과 공휘 커플은 산수유와 개나리, 진달래 등 봄꽃 향기 가득한 공원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으면서 행복한 순간을 만끽했다.
두 사람은 왜 서로를 배우자로 점찍었을까. 네 살 연하인 공휘는 “3년 전 엘라인에서 만났을 때 개그맨이 직업인 나이 많은 누나 정도로 생각했다”며 “아무 감정이 없었고 사역에만 몰두하다가 엘라인을 나오고 연예인합창단 활동을 하면서 연락이 더 뜸해졌다”고 전했다. 정지민도 “처음 만났을 때 너무 동생이었다”고 웃으며 “제 스타일도 아니었고 촌스러웠다”고 털어놨다.
다른 커플처럼 두 사람도 ‘밀당’을 이어갔다.
두 사람에게 사랑의 감정을 심어 준 것은 교통사고였다. 공휘는 지난해 초 교통사고를 당해 한 달간 병원에 입원하는 등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러던 어느 순간 정지민의 얼굴이 떠올랐고 “문병 한번 오세요”라고 문자를 보낸 것이 연애의 시작이었다. 하지만 정지민은 “퇴원하면 보자”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공휘는 처음엔 ‘왜 이렇게 튕기지’라는 생각도 했지만 참고 기다렸다고 했다. 마침내 병원문을 박차고 나오자마자 ‘지민이 누나’ 동네로 찾아갔다. 하지만 정지민의 태도는 여전히 쌀쌀맞았다. “제 스타일도 아닌데 병원에 오라고 하니까 싫어서 안 갔어요. 그런데 우리 집 앞까지 와서 같이 밥을 먹었는데 그때 이야기가 참 잘 통하더라고요. 당시 저도 1년 반 정도 공백기였고 마음이 많이 힘들고 외로웠기 때문에 금방 정이 들었습니다.”
두 사람은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몽글몽글한 감정을 주고받았다. KBS TV ‘개그콘서트’ 등에서 화려한 무대를 누비던 정지민에게 지난해는 공백기였다. 연애전선에 불이 본격적으로 붙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5월부터다. 크리스천 청년들이 배우자 기도를 하듯이 두 사람도 배우자를 달라고 기도했다.
정지민은 “키가 크고 잘 생기고 말이 통하고 화목한 가정에서 자란 사람을 원했다”며 “믿음도 저랑 비슷한 수준에서 서로에게 긴장감을 줄 수 있는 사람을 남편감으로 주셨으면 좋겠다는 기도를 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공휘는 “저는 성격이 쾌활하고 밝은 에너지를 줄 수 있는 여자를 원했다”며 “여동생이 2명 있어서 연하에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신앙심이 돈독한 연상의 여인을 아내로 달라”고 간절히 기도했다고 털어놓았다.
두 사람이 넘어야 할 산은 사실상 이제부터다. 양쪽 집안 모두 믿음의 가정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 사람은 믿지 않는 양가 부모님과 가족들 문제로 고민하지 않기로 했다. 오히려 서로의 가정에 선교사 역할을 감당할 수 있기 때문에 힘이 난다고 했다.
정지민은 “(예비)시어머니와 편하게 전화를 많이 한다”며 “‘나 전도하려고 하지마∼’라고 하시는데 제가 할 일은 기도뿐인 듯하다. 기도의 씨앗이 공휘 가정에 싹트길 기도한다”고 했다. 공휘도 “지민이 누나 부모님과 따로 셋만 카톡창을 만들었다”며 “저희가 모범이 되는 삶을 살면 자연스럽게 교회도 가실 날이 오지 않을까 싶다”고 응수했다.
결혼식에 맞춰 공휘는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했다. 공휘는 “오직 정지민을 향한 곡”이라고 했다. 그는 아름다운 연상의 여인에게 프러포즈를 하기 위해 만든 발라드 곡 ‘더 사랑’을 결혼식에 맞춰 발매한다.
2010년 KBS공채 25기 개그맨으로 데뷔한 정지민은 최근에 ‘개그콘서트’의 ‘301 302’코너를 인기리에 마무리하고 새로운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정지민은 “하나님이 공휘와 묶어 주신 이유가 있을 것을 확신하고 연예인 직업을 도구삼아 하나님을 알리는 일을 잘 하고 싶다”면서 “찬양사역자로, 개그우먼·가수 커플로 하나님에게 받은 은혜를 이 땅 곳곳에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조경이 기자 rookeroo@kmib.co.kr
“봄 향기 품은 꽃처럼, 믿음의 향 퍼뜨려야죠”… 개그우먼 정지민-가수 공휘, 이달 말 웨딩
입력 2016-03-31 17:43 수정 2016-03-31 20: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