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계 ‘개천의 용’ 니하이 시어터, 한국 온다… ‘데드 독’으로 첫 내한공연

입력 2016-03-31 21:00
영국 니하이 시어터가 4월 21∼24일 LG아트센터에서 선보이는 첫 내한공연 ‘데드 독’의 한 장면. 18세기 영국 극작가 존 게이의 ‘거지 오페라’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LG아트센터 제공

영국의 ‘니하이 시어터’는 2000년대 중반 이후 국제적으로 초청받는 인기 극단이 됐지만 그 시작은 시골 학교의 연극 워크숍이었다. 1980년 런던에서 연극의 꿈을 접고 고향인 남서부 콘월로 돌아온 마이크 셰퍼드는 교사로 일하면서 마을 학생과 주민들을 모아 연극을 시작했다.

‘무릎 높이(knee-high)’를 의미하는 이름처럼 극단은 변변한 공연장이 없어도 개의치 않았다. 마을회관이나 호숫가, 채석장 등 장소를 가리지 않았다. 이들의 작품은 고전적인 스토리텔링에 충실하면서도 라이브 음악이나 인형극 같은 여러 요소를 다양하게 활용해 강렬한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거칠지만 독특한 매력과 생생한 에너지로 주목받아온 니하이 시어터는 2007년 데이비드 린 감독의 로맨스 영화 ‘밀회’를 무대에 올려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대성공을 거뒀다. 이 작품이 미국 토니상 2개 부문 후보에 오르면서 니하이 시어터는 국제적 명성을 얻게 됐다. 이후 2010년 본거지인 콘월의 바닷가에 천막형 공연장 ‘어사일럼’을 개관했고 영국 로열 셰익스피어 컴퍼니(RSC), 내셔널 시어터(NT) 등 유서 깊은 극단과 공동작업을 할 정도로 성장했다. 창립자인 셰퍼드와 함께 니하이 시어터를 이끌던 연출가 엠마 라이스는 올해 영국 런던 셰익스피어 글로브 예술감독으로 임명되기도 했다.

니하이 시어터가 4월 21∼24일 뮤지컬 ‘데드 독’을 가지고 첫 내한공연을 펼친다. 2014년 초연된 이 작품은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서푼짜리 오페라’의 원작이기도 한 영국 극작가 존 게이의 ‘거지 오페라’를 바탕으로 했다. 원작은 18세기 영국 사회에 대한 풍자와 런던 하층민의 삶을 담고 있지만 ‘데드 독’은 이야기 구조만을 남겨둔 채 21세기 버전으로 다시 만들었다. 2014년 영국 일간지 ‘더 가디언’이 뽑은 10대 공연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예술감독 셰퍼드가 직접 연출을 맡았고, 영국 RSC와 NT 등에서 작업해온 작가 칼 그로즈가 대본을 각색했다. 영국의 차세대 지휘자 겸 작곡가인 찰스 헤이즐우드가 인상적인 뮤지컬 넘버들을 더했고, 매튜 본이 이끄는 무용단 뉴어드벤처스의 부예술감독인 에타 머핏이 안무를 맡았다. 웨스트엔드 뮤지컬을 능가할 만큼 버라이어티한 음악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무대, 생동감 넘치는 춤과 노래가 기대되는 작품이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