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역사상 가장 인기 없는 대통령’으로 불리는 프랑수아 올랑드(사진)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파리 연쇄 테러 후 추진한 테러범의 국적 박탈 개헌안을 결국 철회했다. 각계의 반발이 큰 상황에서 부족한 리더십을 여실히 드러내 내년 5월 대선에도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 BBC방송은 30일(현지시간) 올랑드 대통령이 TV 연설에서 “상원과 하원이 개헌안에 합의하지 못했다”면서 개헌을 포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테러행위로 유죄를 선고받은 사람의 국적을 박탈하는 내용을 담은 개헌안은 그간 계속 논란이 됐다. 야당뿐 아니라 집권 사회당 내부에서도 찬반이 갈렸다. ‘이중국적자인 테러범에 한해 국적을 박탈한다’는 구절 때문이다. 아프리카 등지에서 건너온 이민자의 상당수가 이중국적을 가지고 있는데, 개헌안이 통과되면 이민자를 차별하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때문에 지난달 하원에서 통과된 개헌안은 상원에서는 처리되지 못했다. 프랑스령 기아나 출신 흑인 여성인 크리스티안 토비라 법무장관은 개헌안에 반대하며 장관직을 사퇴하기도 했다.
극우정당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 대표는 “개헌안 철회는 역사적인 실패”라면서 “모든 책임은 올랑드 대통령과 정부에 있다”고 말했다. 야당인 공화당 대표이자 내년 대선 출마를 앞둔 니콜라 사르코지는 “올랑드의 리더십 자체가 흔들렸다”며 “매번 약속만 하고 지키지 못하는 올랑드는 국가를 정체 상태에 빠뜨린다”고 비난했다.
임세정 기자
佛 테러범 국적 박탈 개헌안 결국 무산… 위기 빠진 올랑드 리더십
입력 2016-03-31 21: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