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日긴자에 면세점 오픈… 내년 신라와 ‘도쿄 대전’

입력 2016-04-01 04:00
롯데면세점이 31일 일본 도쿄 긴자점을 오픈한 가운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이 장선욱 롯데면세점 대표이사(가운데), 김준수 롯데면세점 상무와 함께 매장을 둘러보면서 넥타이를 살펴보고 있다. 롯데면세점 제공

롯데면세점이 일본 도쿄 시내에 한국형 시내면세점을 열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개점식에 가족들과 참석하는 등 일본 사업 확장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신라면세점도 내년 도쿄에 시내면세점을 열 예정이어서 면세점 라이벌의 경쟁이 한국을 넘어 일본에서도 전개될 전망이다.

롯데면세점은 일본 도쿄 긴자(銀座)지역에 시내면세점 ‘롯데면세점 도쿄 긴자점’을 열었다고 31일 밝혔다. 이날 개점식에는 신동빈 회장과 신 회장의 누나인 신영자 롯데장학·복지재단 이사장뿐 아니라 신 회장의 부인 시게미쓰 마나미(重光眞奈美)씨, 모친 시게미쓰 하쓰코(重光初子)씨도 이례적으로 참석해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신동빈·동주 형제의 경영권 분쟁 이후 부인 시게미쓰씨가 공식 행사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처음이다.

신 회장과 가족들이 총출동한 것은 그만큼 향후 면세점 사업에서 일본 시장이 중요해질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롯데면세점 도쿄 긴자점은 미쓰코시백화점이 지난 1월 문을 연 데 이어 도쿄에 두 번째로 들어서는 시내면세점이다. 일본 외 면세점 업체로는 최초다.

롯데면세점 긴자점은 도쿄지역 시내면세점 중 최대인 4396㎡(1337평) 규모로 조성됐다. 면세점에 입점하는 브랜드는 시계, 주얼리, 향수, 화장품, 가전제품, 잡화 등 총 300여개에 달한다. 국산 브랜드로는 ‘CM’ ‘아이오페’ ‘메디힐’ ‘KT&G’ ‘정관장’ 등이다. 롯데면세점은 개점 첫해 매출 목표를 1500억원으로 잡았다.

일본은 중국인 관광객(유커)이 많이 찾는 국가 3위에 꼽히지만 시내면세점은 올해 처음 도입되는 단계다. 일본 정부는 2020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시내면세점을 적극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롯데면세점은 2012년 업계 최초로 인도네시아 수카르노하타 공항에 해외 매장을 개장한 이래 2013년 자카르타 시내점, 2014년 괌 공항점, 2014년 9월 일본 간사이 공항점 등 3개국에서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내년 오사카에도 시내면세점을 오픈하고 일본 내 다른 지역에 4∼5개 면세점을 추가로 짓는다는 계획이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향후 10년 내 일본 면세점 사업 매출 규모가 1조원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호텔신라 역시 내년에 일본 도쿄 다카시마야 백화점 11층에 신라면세점을 연다. 양대 면세점 업체가 유동인구가 많은 도쿄에서 유커를 사로잡기 위해 ‘도쿄 맞대결’을 펼치는 셈이다. 롯데의 경우 단독으로 일본에 진출하는 것에 반해 신라는 다카시마야, 전일본공수(ANA)계열 전일공상사와 함께 합병회사 형태로 면세점을 세운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