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장 8명 중 7번째… 허준영 前 청장도 檢 출석

입력 2016-03-31 21:31

14만 경찰 조직을 이끄는 수장인 경찰청장이 퇴임 후 각종 사건에 연루돼 검찰에 불려가는 ‘어두운 역사’가 반복되고 있다.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을 수사 중인 검찰은 31일 허준영(63·사진) 전 코레일 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심우정)는 그동안 폐기물업체 W사의 실소유주 손모씨가 빼돌린 회사자금 중 일부가 허 전 사장에게 전달됐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수사를 진행해 왔다. 특정경제범죄법상 횡령 혐의로 29일 구속 기소된 손씨는 2011∼2012년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 주관사로부터 127억원 규모의 폐기물 처리 용역사업을 수의계약 방식으로 따낸 뒤 사업비 중 일부를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다.

허 전 사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며 “본 건은 한국자유총연맹에 해악을 끼치다가 퇴출당한 자들과 저를 몰아내려는 자들의 모함에서 비롯된 것이다. 어느 누구의 청탁이나 비리에도 연루되지 않았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12대 경찰청장이었던 허 전 사장이 검찰에 소환되면서, 9대 이무영 전 청장부터 16대 조현오 전 청장에 이르기까지 8명의 경찰청장 중 어청수 전 청장(14대)을 제외한 7명이 검찰에 소환됐다. 조 전 청장은 지난해 뇌물수수 혐의로 부산지검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그는 2012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차명계좌 발언’으로 검찰 조사를 받은 뒤 대법원에서 징역 8개월이 확정됐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