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호남선 개통 1년] 年 370만명 이용… 수도권 3시간대 ‘속도혁명’

입력 2016-03-31 20:55
개통 1주년을 맞은 KTX호남선의 명암이 각 분야에서 교차하고 있다.

코레일 광주·전남본부는 “하루 48편이 왕복 운행 중인 KTX호남선을 1년간 370여만명이 이용했다”고 31일 밝혔다. 지난해 4월 2일 개통 이후 하루 1만명 이상, 한 달 평균 31만명이 호남선에 탑승한 것이다.

충북 오송역을 거쳐 익산역에서 광주송정역과 순천·여수역 방면으로 갈라지는 호남선은 서울 등 수도권과 거리를 3시간 생활권으로 좁혔다.

반나절 속도혁명은 지역사회에 많은 변화를 몰고 왔다. 8조3500억원이 투입돼 시속 300㎞ 안팎을 넘나드는 고속철 운행에 따라 수도권에서 광주·전남을 찾는 인구는 종전보다 60% 늘었다. 철도·버스·공항·자가용 등 4종의 교통수단별 공공데이터와 호남선 이용객 927명을 설문조사한 결과다.

이에 따라 관광·교육 분야 등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여수 밤바다와 목포 유달산 등을 찾아 호남선에 몸을 싣는 관광객은 증가하는 추세다. 각 대학들도 수도권에서 진학하는 신입생들이 늘었다는 반응이다. 당초 우려한 수도권 의료분야 등의 ‘빨대 효과’는 찻잔 속 태풍에 그쳤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반면 KTX호남선 교통분담율이 3배 이상 급증하면서 항공·버스 업계는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대한항공은 올 들어 연간 40억원의 적자가 발생하는 광주∼김포 노선을 폐지했다. 아시아나는 지난해 7월 같은 노선의 운행횟수를 하루 왕복 5회에서 3회로 축소했다. 고속버스의 운송 분담률은 56.4%에서 48%로 낮아졌다.

거점역인 광주송정역 역세권 개발과 KTX가 운행하지 않는 광주역 주변의 공동화현상 등은 여전히 문제점으로 남아 있다. 광주송정역 인근 상인들의 매출은 이전보다 40∼50% 증가했으나 역세권 개발의 핵심인 복합환승센터 건립사업은 수년째 제자리걸음이다.

한국철도공사와 시설공단, 사업자가 상업·업무·문화 시설이 들어설 1만7000㎡의 부지확보 방안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호남선 개통 이전 광천동 종합버스터미널과 더불어 지역의 관문 역할을 하던 광주역 주변은 음식점·상점의 폐업이 잇따라 상권 활성화 대책이 시급하다.

광주시 박남주 교통건설국장은 “오는 8월 수서발 고속철도(SRT)가 개통되면 이용객이 50% 이상 증가할 광주송정역 후면에 신덕∼송정 지하차도를 연결하는 왕복 4차로의 도로를 개설해 교통난을 덜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전국종합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