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방 소대장으로… 장병 미용 봉사로

입력 2016-03-31 21:21
3월 초 독수리연습 기간 중 향토방위 작전계획 훈련에 참가한 이병우씨(왼쪽)가 예비군 동대장과 작전을 논의하고 있다(위). 아래 사진은 전북 전주의 한 부대를 찾아 장병들의 머리를 깎아주고 있는 정다교씨. 육군 제공

육군 35사단 예하 전북 군산 소룡동대 이병우(59) 예비역 하사는 1982년부터 35년간 소룡동대 향방소대장을 맡아 활약 중이다. 1981년 해군 6전대에서 기관사 임무를 수행한 뒤 전역한 뒤 1988년 예비군 복무 의무가 끝났지만 소대장직을 자원했다. 향방소대장은 예비군훈련 시 부대원들을 지휘하고 무기와 탄약을 분배하고 관리한다. 또 교관 임무도 수행해야 하고 전투장비와 물자를 수령하는 등 작전 임무도 해야 한다.

제48주년 향토예비군의 날을 하루 앞둔 31일 육군은 이씨처럼 예비군 복무 의무가 없는데도 자원해 임무수행 중인 예비군들을 소개했다.

건설회사 관리직원으로 일하고 있는 이씨는 집안 대대로 오랜 기간 군산에 거주해온 토박이다. 그는 “애향심이 강한 아버지의 영향을 받았다”며 “내 고장은 내가 지킨다는 신념이 지금까지 소대장 임무를 수행하는 데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이씨가 맡고 있는 소룡동대에서는 그간 군기위반 사례나 민원이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육군은 밝혔다. 매사를 꼼꼼하게 챙기는 소대장 이씨의 빈틈없는 관리 덕분이라고 했다. 그는 평상시 만나는 사람들에게도 국가를 잃어 고통 받는 민족들의 예를 들며 국가방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고 한다.

같은 사단인 전주 덕진구지역대 여성예비군 정다교(53)씨는 20여년간 주변 부대와 요양시설을 찾아 미용 봉사를 해오고 있다. 정씨는 2009년 아들이 군에 입대하자 아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싶어 예비군에 지원했다. 덕진구지역대 여성 예비군은 2005년 7월 창설돼 현재 45명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예비군훈련 시 주민신고 활성화를 위한 활동 등 전투지원 작업을 한다.

정씨가 매달 방문하는 주변 부대 장병들의 반응은 뜨겁다. 장병들은 “원장(정씨)님이 머리 손질을 해주면 스타일이 살아난다”며 정씨의 방문을 손꼽아 기다린다고 한다. 전역신고 후 정씨의 미용실을 찾아와 고마움을 전하는 장병들도 있다. 정씨는 “예비군 활동을 통해 군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다”며 “장병들이 모두 자식같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