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의 새 주인 선정이 또 미뤄졌다. 가장 중요한 인수 희망가격이 진작 나온 상태에서 인수자 선정이 차일피일 늦춰지고 있어 그 배경에 대한 갖가지 추측이 난무한다.
30일 현대증권 매각 주간사 EY한영은 “우선협상대상자 결과는 4월 1일 나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29일에 나올 것으로 보이던 결과 발표가 거듭 지연되자 시장에서는 도대체 무엇 때문에 결정이 늦어지는 거냐는 의문이 커지고 있다.
당초 한국금융지주와 KB금융의 2파전으로 여겨지다가 결과 발표가 연기되면서 제3후보인 홍콩 사모펀드 액티스가 최고액을 써낸 것 아니냐는 추측이 강력하게 부상했다. 두 국내 회사가 써낸 가격이 기껏해야 8000억원선인데 액티스는 1조원 이상을 ‘질렀다’는 얘기가 나돈 것이다. 지난해 일본 사모펀드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가 결국 매각이 무산된 경험이 있는 현대그룹이 홍콩 사모펀드를 선뜻 낙점하기 부담스러운 상황도 결과 발표가 미뤄지는 이유로 그럴듯해 보였다. 2003년 설립 이후 주로 중국에서 투자를 해온 액티스는 지난해 산업은행 출신 김문수 아시아본부장을 한국 대표로 내세우면서 한국 진출을 모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설(說)은 돌고 돌아 한국금융지주와 KB금융의 대결 구도로 회귀하는 분위기다. 액티스가 1조원 넘게 써낸 게 아니라 한국금융지주와 KB금융이 나란히 1조원 이상을 질렀고, 둘의 액수 차이가 작아 인수자 결정이 늦어지고 있다는 설이 대두됐다. 현대그룹은 둘 중 하나로부터 최대한 유리한 조건을 얻어내려고 추가 작업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날 한 언론이 “NH투자증권이 액티스에 유한책임투자자(LP)로 참여해 NH농협금융과 한국금융지주의 2파전이 됐다”고 보도해 NH 변수가 돌출하기도 했다. NH농협금융은 “NH투자증권이 액티스에 2000억원 규모의 인수금융을 제공하기로 확약서를 썼지만 현대증권 인수나 경영권 참여와는 무관하다”고 즉각 해명했다. 돈벌이로 인수자금 대출에 나섰을 뿐 인수전 참여는 아니라는 얘기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또 미뤄진 인수자 발표… 현대證 매각 무슨 일이
입력 2016-03-31 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