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가 가격 전쟁’을 선포했던 이마트가 네 번째 가격 인하 상품으로 참치캔과 스팸(돈육통조림), 샴푸(사진) 등을 선정했다. 기저귀·분유·여성용품으로 빠르게 젊은 소비자를 늘려온 소셜커머스에 단순 대응하는 것을 넘어 생필품 최저가까지 선언해 온·오프라인 고객층을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마트는 지난달부터 특정 상품을 최저가로 선보이는 ‘가격의 끝’ 행사를 동원 마일드참치(150g×3입), CJ스팸클래식(340g×3입+1입 추가증정), 애경 케라시스 퍼퓸 샴푸·린스 6종(각 600㎖)으로 확대한다고 30일 밝혔다. ‘온라인 최강자’를 목표로 가격 전쟁을 시작한 만큼 이번에도 온라인에서 소비자 호응이 높은 제품들로 골랐다는 설명이다. 이마트에 따르면 참치캔의 경우 지난해 오프라인 매장 매출은 전년 대비 13.4% 감소했지만 온라인에서는 13.6% 증가했다. 돈육통조림과 샴푸·린스 역시 전년 대비 온라인 매출 신장률이 각각 35.2%, 7.4%로 나타난 제품군이다.
당초 업계에서는 이마트가 최저가 제품을 하나씩 선보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3개 제품을 한꺼번에 최저가 제품으로 선정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지난번 행사로 온·오프라인 매출이 크게 늘어난 만큼 흥행 효과를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행사 이후 온라인몰에서 기저귀 매출이 전년 대비 1100%까지 뛰었고 분유도 468.2% 판매가 늘어났다.
이마트가 꺼내 든 ‘최저가 전략’은 소셜커머스 쿠팡을 겨냥하고 있다.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이 직접 쿠팡을 거론하진 않았지만 온라인몰을 강조한 것 자체가 쿠팡을 의식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업계에서는 쿠팡이 지난해 4000억원의 적자를 냈다는 추정치를 내놓고 있다. 그럼에도 쿠팡의 매출은 2014년 3485억원에서 지난해 1조5000억원으로 초고속 성장하는 등 온라인쇼핑 강자로 꼽힌다.
반면 이마트는 매출 13조원(지난해 기준)의 ‘유통 공룡’이지만 온라인 채널인 이마트몰의 매출이 7000억대에 불과하다. 특히 이마트 입장에서는 젊은 소비자층의 이용 빈도가 높은 소셜커머스를 잡지 못하면 미래 잠재고객을 잃을 수도 있다.
가격 경쟁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이마트가 지난달부터 기저귀와 분유·여성용품 등의 가격을 인하하자 쿠팡과 티몬도 대응하면서 경쟁이 과열됐었다. 이마트의 가격 행사는 제조업체와 별개로 자체 마진폭을 줄이는 구조인데, 일부 제품은 팔아도 이익이 거의 남지 않는 ‘노마진’에 근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막대한 자금력을 갖춘 이마트는 노마진을 감수하더라도 소비자들에게 ‘최저가 이미지’를 심어주는 효과를 거두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소셜커머스들의 자금력은 약한 상황이어서 장기화되면 타격이 클 전망이다.
당장은 이마트발 가격 경쟁에 쿠팡도 웃고 있다. 이마트몰 소비자 증가는 쿠팡 고객이 이동한 게 아니라 모바일 쇼핑에 새로 뛰어든 소비자를 잡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쿠팡 기저귀와 분유 매출은 지난달 이후 모두 늘어났고, 방문자 수도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이마트, 가격전쟁 실탄 3종 추가… 쿠팡 대응사격은?
입력 2016-03-31 0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