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행 막차 티켓의 주인을 바꾼 다크호스는 필리핀이었다. 필리핀은 막차에 거의 올라탔던 북한을 끌어내리고 중국을 탑승시켰다.
필리핀은 지난 29일 수도 마닐라 리잘메모리얼 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조별리그 H조 최종 8라운드에서 북한에 3대 2로 역전승했다. 정규시간 종료를 6분 남기고 나온 뒤집기 쇼였다. 필리핀은 1-2로 뒤진 후반 39분 마누엘 오트의 동점골, 후반 45분 이아인 람세이의 결승골로 승부를 뒤집었다.
필리핀의 결승골이 터진 순간 북한 선수들은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그라운드에 주저앉았다. 2차 예선에서 탈락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이었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중동 국가들까지 2차 예선 마지막 경기를 모두 끝낸 30일 새벽 북한은 최종예선 진출 좌절의 비보를 전해 들었다.
북한은 5승1무2패(승점 16)로 H조 2위다. 최종예선 진출권은 2차 예선의 각조 1위 8개국, 2위 중 승점이 많은 상위 4개국에 주어진다. 2위 중 4번째로 많은 승점을 쌓아 막차 티켓을 잡은 국가는 북한을 승점 1점차로 겨우 따돌린 중국(승점 17)이다. 필리핀의 결승골이 북한과 중국의 운명을 바꾼 것이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2018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필리핀의 반란… 北의 러시아 가는 길 막았다
입력 2016-03-30 21: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