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한류’ 시동 건 바라카 원전 국내 첫 공개… UAE 원전 4기 건설현장 르포

입력 2016-03-29 20:49 수정 2016-03-29 21:32
지난 23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에 바라카 원자력발전소가 한창 건설 중이다. 공정률은 62.6%로 2020년 준공이 목표다. 한국전력 제공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수도 아부다비에서 270㎞ 떨어진 바라카 지역에서 원자력발전소 4기 건설 공사가 한창이다. 한국형 원전을 처음으로 해외에 수출한 이 건설 사업은 한국전력이 지휘하고 있다. 지난 23일 국내 언론에 최초 공개되는 바라카 원전(BNPP) 건설현장을 찾았다.

아부다비에서 11번 국도로 약 3시간 반 달려 바라카 지역에 도착하면 황량한 사막 한가운데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80m 높이의 원전 1호기다. 이미 외관은 완공된 상태다. 정면에서 원전 건설현장을 봤을 때 가장 오른쪽이 1호기고 가장 왼쪽이 4호기라는 점이 특이하다. 아랍어는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쓰기 때문에 중동에선 오른쪽 건물이 보통 첫 번째 건물이라고 한다.

알리 알 자비 UAE원자력공사(ENEC) 건설총괄책임자는 “한전이 짓는 바라카 원전은 세계 최고 품질의 원전이며 공정률, 사고율 등을 훌륭한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면서 “한전과 ENEC의 가족 같은 파트너십이 없었다면 이런 대형 프로젝트는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전 건설현장에는 한전 직원 외에도 필리핀, 인도, 네팔 인력 등 전체 2만291명이 일한다. 최성환 한전 UAE 원자력본부장은 “직원들의 국적이 다양해 영어도 통하지 않았다”며 건설 초기에는 소통 문제가 컸다”고 말했다. 그는 “6∼8월에는 너무 더워 정오부터 오후 3시까지 옥외 작업이 금지돼 공기를 맞추기 힘들었다”고 덧붙였다.

17m 높이의 계단을 올라가 원전 안으로 들어서자 원자로가 먼저 눈에 띄었다. 현재는 해치를 덮어놓은 상태인데, 준공 뒤엔 원자로에 241개 연료 다발을 넣어 전기를 생산한다. 지상에는 돔 모양의 지붕인 ‘돔 라이너 플레이트’가 놓여 있었다. 지상에서 돔을 만들고 1600t 크레인으로 들어올려 원전 위에 씌운다고 한다. 황경서 한전 공사관리부장은 “이런 공정 방식은 공기(工期)를 단축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바라카 원전은 현재 전체 공정 중 62.6%가 완료됐다. 1호기부터 순서대로 완공돼 2020년에는 4호기까지 준공된다. 4기의 전력 발전 규모는 5600㎿로 UAE 전체 전력의 25%를 감당하게 된다.

아부다비=윤성민 기자

wood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