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단일화 부진 여전히 “네탓”만… 이젠 해도 안될 판

입력 2016-03-29 22:21

야권은 투표용지 인쇄 6일 전인 29일에도 서로에게 야권연대 ‘불발’ 책임을 지우며 으르렁댔다. 전문가들은 이제 막판 후보 단일화가 이뤄진다 해도 파급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경남 창원성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허성무 후보와 정의당 노회찬 후보는 이날 노 후보로 후보 단일화를 이뤄냈다. 그러나 정작 야3당 지도부는 거친 말을 내뱉으며 감정싸움을 이어갔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국회 기자회견에서 김종인 더민주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향해 “경제 민주화를 앞세우고 있지만 실제 관심은 권력만 잡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야성을 포기하고 오른쪽으로 내달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향해서도 “안 대표가 바라는 것은 양당체제 극복이 아니라 제1야당이 돼 양당체제의 일원이 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더민주 이용섭 총선정책공약단장은 YTN 라디오에서 “안 대표의 반대로 새누리당이 과반을 차지한다면 안 대표가 책임져야 한다”고 비난의 화살을 국민의당으로 돌렸다. 문재인 전 대표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야권연대를 무조건 해야 한다. 내일도 성과가 없다면 야권 전체는 역사의 죄인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안 대표는 관훈클럽 초청토론회에서 야권연대 난항 책임을 더민주 김 대표에게 돌려버렸다.

일부 후보 단일화가 이뤄지더라도 선거에 큰 영향을 끼치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유용화 정치평론가는 “야당 지도부가 감정싸움을 벌이는 상황에서 단일화가 이뤄진다면 유권자들은 오히려 혼란을 느낄 것”이라며 “이런 식의 단일화는 유권자의 선택을 강요하는 것밖에 안 된다”고 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최근 새누리당 공천 파동에서 ‘박근혜 심판론’이 일부 해소된 면이 있어 단일화 동력 마련도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야권 내부 갈등이 야권 후보 지지율을 전체적으로 떨어뜨리는 현상도 발견됐다. 지난 23∼28일 주요 언론사의 여론조사 결과 서울 도봉을 동작을 종로 중·성동을, 경기 남양주갑 성남분당갑 성남중원 등 수도권 7개 선거구의 야권 후보 지지율을 모두 합쳐도 새누리당 후보 지지율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4곳은 더민주 현역 의원의 지역구다. 더민주의 한 당직자는 “지역 및 후보의 특성 등을 고려해야 하지만 야권 분열과 이로 인한 갈등이 야권 후보 지지율을 전체적으로 갉아먹은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여론조사 세부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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