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T<사물인터넷> 전용망 따로 가는 이통3사… 소비자 불편 불보듯

입력 2016-03-30 04:03
KT는 29일 오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소물인터넷 사업 설명회’를 열고 소물인터넷 사업을 본격화하겠다고 밝혔다. 소물인터넷은 소량의 데이터 전송에 특화된 사물인터넷(IoT) 전송 기술로 저전력, 저비용, 저용량이 특징이다. 모델들이 이날 소물인터넷을 활용한 ‘자전거 도난관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곽경근 선임기자

이동통신사들이 사물인터넷(IoT) 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해 자체 생태계 조성에 열을 올리고 있다. IoT 전용 통신망을 구축하고, 중소 제조사를 끌어들이는가 하면 관련 상품 출시도 본격화한다. 하지만 호환성을 고려하지 않고 배타적인 방식으로 각자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소비자 불편이 우려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KT는 29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세계 최초로 LTE-M 전국망 서비스를 개시한다고 밝혔다. LTE-M은 IoT를 위한 전용 통신망이다. LTE-M은 휴대전화 통신에 사용되는 LTE망보다 저전력, 저용량, 저비용이 특징이다. 기존 LTE로도 IoT 구현이 가능하지만 보다 효율적인 서비스를 하기 위해 IoT 전용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스마트홈처럼 집에서는 무선인터넷이나 블루투스 등으로 기기 간 연결을 하면 되지만 집 밖에서도 기기 간 연결을 하려면 별도 통신망이 꼭 필요하다.

LTE-M은 10Mbps 이하 속도를 내며, 기기 안에 들어가는 통신칩은 수명이 10년까지 간다. 도어록, 가스밸브 등 IoT가 적용되는 기기에 LTE-M 통신망을 적용하면 배터리 걱정 없이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LTE-M은 세계이동통신표준화협회(3GPP)가 표준으로 인정한 통신기술이다.

KT는 이날 자전거의 실시간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자전거 도난관제 서비스’, 운반 중인 혈액에 대한 온도 측정 및 이동 상황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스마트 혈액 박스’, 매장 간판의 온·오프 제어 및 매장 내 온도·습도·화재 센서를 연동해 이상 징후를 알려주는 ‘스마트라이팅 서비스’ 등 LTE-M을 적용한 서비스를 선보였다. KT는 LTE-M 통신 모듈 10만개를 제조사에 무상 보급한다. 제조사를 KT의 IoT 생태계로 끌어들이겠다는 것이다.

KT는 연말까지 LTE-M을 사용하는 IoT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최근 다른 IoT 통신기술인 로라(LoRa)를 기반으로 올 하반기 IoT 전국망을 구축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망투자, 제조사 지원 등에 2년간 1000억원을 투자키로 했다. LG유플러스는 별도 전용망 없이 기존 LTE망에 저전력 기술을 적용한다. 어느 기술이 우월한지는 차치하고 서로 호환이 안 되면 사용자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KT의 IoT 서비스를 이용하다 SK텔레콤으로 이동하려면 기기도 모두 교체해야 한다. IoT 기기는 스마트폰과 달리 도어록, 가스검침 등 인프라 성격이 강하다. 교체 과정이 번거롭고 비용도 많이 발생할 수 있다.

KT는 향후 LTE-M을 협대역(NB)-IoT로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NB-IoT도 3GPP가 정한 표준 통신기술이다. SK텔레콤은 NB-IoT 도입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김준근 KT 기가 IoT사업단장은 “NB-IoT가 나오면 로라 등 비표준 기술은 시장에서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준엽 박세환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