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왕조’가 막을 내리고 새롭게 출발한 올 시즌 프로야구에서 어느 팀이 왕좌에 앉을까.
프로야구 10개 구단 감독들은 28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블루스퀘어에서 열린 2016 프로야구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NC 다이노스를 ‘공공의 적’으로 지목했다. 누구도 절대 강자나 절대 약자를 딱 잘라 말하지 못했지만 NC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대해서는 이견을 달지 않았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챔피언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의 올해 목표는 2연패다. 김 감독은 “두산 팬들과 즐길 준비를 마쳤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김 감독이 지목한 경쟁자는 삼성 라이온즈와 NC다.
정규리그 5연패를 달성하고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에 덜미를 잡힌 삼성 류중일 감독은 “이제 도전자 입장에 놓였다. 새로운 야구장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류 감독은 “올 시즌 모든 팀들의 전력이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의 부상 수준에 따라 순위가 가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류 감독도 NC를 특별히 지목하면서 “박석민을 영입하면서 전력이 상승했다”고 했다.
정작 NC의 김경문 감독은 겸손했다. 김 감독은 “지난해 마음을 비우고 좋은 성적을 냈지만 마지막에 아쉬움을 남겼다. 올해는 정상에서 팬들과 웃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도 “시범경기를 마치면 순위를 어느 정도 계산할 수 있다. 모든 팀이 5강 후보다. 끝날 때까지 모른다”고 했다.
올 시즌 전력 하락 폭이 가장 큰 것으로 평가받는 넥센 히어로즈의 염경엽 감독은 “최근 3년과 다르게 꼴찌 후보 넥센이 됐다.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을 평가에서 제외한 것 같다. 어느 때보다 선수단의 유대가 끈끈하다. (선수단) 구성에서 부족할 수 있지만 최선을 다하면 올 시즌 목표한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SK 와이번스의 김용희 감독은 “지난 시즌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말했지만 약속을 못 지켰다. 올 시즌 우리 슬로건은 불광불급(不狂不及·미치지 않으면 이루지 못한다)”이라고 말했다. 그는 “노력과 열정이 상식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김 감독은 가장 전력이 가장 좋은 팀으로 NC와 한화 이글스를 지목했다. 그러면서 “올 시즌은 어느 때보다 순위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여 누구도 우승을 장담할 수 없다”고 했다.
누구보다 가장 많은 미디어데이 행사를 경험한 한화의 김성근 감독은 노련한 말솜씨를 뽐냈다. 자신이 고령인 점을 의식한 듯 “여러분을 또 만났다”는 말로 인사를 건넨 뒤 5강 후보에 대해 “뒷좌석에 앉은 팀”이라고 재치 있게 언급했다. 지난해 순위 순서로 좌석을 배정한 행사장의 뒤에는 LG, KIA, 한화, 롯데 자이언츠, kt 위즈가 앉아 있었다.
롯데 자이언츠의 조원우 감독은 우승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롯데가 3년간 가을야구를 하지 못했다. 지난 가을부터 스프링캠프를 열심히 준비했다. 가을야구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KIA 타이거즈의 김기태 감독, LG 트윈스의 양상문 감독은 팬들에게 “즐거운 야구”를 약속했다. kt 위즈의 조범현 감독 “지난해 10위했지만 올해에는 꼭 꼴찌에서 탈출하겠다”고 다짐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9개 구단 감독 “공룡이 공공의 적”이구동성… 프로야구 2016시즌 미디어데이
입력 2016-03-28 2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