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과 삼성전자가 지난해 ‘사물인터넷(IoT) 전략사업 도시’로 선정된 대구시에 세계 최초로 ‘IoT 시범도시’를 구축한다. SK가 올해 말까지 900억원을 투자하고 대구시는 1조원의 국비를 확보해 IoT를 기반으로 한 에너지·의료·미래자동차 인프라를 확충한다는 방침이다.
대구시와 SK·삼성전자는 28일 대구시청사에서 ‘대구 IoT 테스트베드 구축을 위한 실행 전략’을 발표했다.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형희 SK텔레콤 사업총괄, 김영기 삼성전자 사장, 김선일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장 등이 행사에 참석했다. 대구시는 지난해 12월 14개 시도 전략사업 선정 당시 IoT 기반 웰니스 사업과 자율주행자동차 전략도시로 지정됐다.
SK는 우선 SK텔레콤을 통해 시범지역에 IoT 전용망을 구축하기로 했다. 오는 5월까지 전용망을 대구시 전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이를 위해 연말까지 900억원을 투자한다. 삼성전자는 전용망 장비를 공급한다. 대구시는 2021년까지 1조원 이상의 재원(국비 80%, 시비 20%)을 확보해 재정적·행정적 지원을 맡게 된다.
대구시는 IoT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신생사업이 파생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IoT 클라우드와 빅데이터 분석기술을 이용한 의료정보 활용이 대표적이다. 메르스 사태와 같은 중대 감염병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모니터링 시스템 개발 등이 구체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에너지 관리 시스템과 미래형 전기차 운행 시스템 구축도 청사진에 포함됐다. SK는 에너지 관리 시스템(EMS)을 시범지역에서 검증한 뒤 대구지역의 주요 건물과 공장에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IoT 전용망을 이용해 자율주행이 가능한 미래형 전기차 산업을 집중 육성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이를 위해 SK는 시범지역 내 충천소 등 인프라 구축에 나서기로 했다. 2018년까지 에너지 효율화와 의료정보기술 개발 등에 2000억원을 투자하고, 2019∼2021년 전기차 자율주행 인프라 구축 등에 8000억원을 투자한다는 게 대구시의 로드맵이다.
벤처·스타트업 같은 신생기업들의 지원방안도 논의됐다. SK는 신생기업들이 전용망을 기반으로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도록 공개 연구실을 설치한다. IoT 플랫폼인 ‘싱플러그(Thingplug)’를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향후 시범단지(IoT Complex) 건립도 검토 중이다. 삼성전자는 IoT 관련 지적재산권 공개를 통해 기술개발을 지원할 방침이다.
특히 대구시가 ‘규제 프리존’으로 지정되면 신생기업들의 신기술 개발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대구시는 IoT 기반 구축이 완료될 경우 10조원 이상의 민간투자 유발과 1만명 이상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텔레콤 이형희 사업총괄은 “IoT 시범지역 구축이 침체에 빠진 우리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우수 벤처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해 신산업 생태계를 확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
SK·삼성, 대구에 세계 첫 ‘IoT 도시’ 만든다
입력 2016-03-28 20: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