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수도 더블린 중심가에 27일(현지시간) 아일랜드군악대가 연주하는 ‘대니 보이(Danny Boy)’의 선율이 고즈넉이 퍼지기 시작했다. 시민 수만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군인 3600여명이 퍼레이드를 시작했다. 아일랜드 독립의 기폭제가 됐던 1916년 ‘부활절 봉기(Easter Rising)’ 100주년 기념행사였다.
100주년 기념행사는 마이클 히긴스 대통령이 아일랜드 시민의 이름으로 킬마이넘 감옥에 화환을 놓는 것으로 시작됐다. 킬마이넘 감옥은 아일랜드 독립투쟁을 주도한 주요 인사들이 수감됐던 곳이다. 당시 부활절 봉기를 이끈 지도자 패트릭 피어스가 독립선언문을 낭독한 중앙우체국 앞에서는 재연 행사도 열렸다.
당시 아일랜드는 영국 식민지였다. 피어스 등 지도자들은 1914년 제1차 세계대전 발발 때부터 독립을 위한 봉기를 구상했다. 1916년 부활절인 4월 24일 봉기가 실행됐다.
아일랜드 의용군과 노조원 1200여명이 더블린 시내의 주요 시설과 행정기관을 점령했다. 하지만 초기 수세에 몰렸던 영국군은 본토로부터 증원을 받아 1만6000명으로 불어났다. 6일간 무장투쟁은 결국 영국군의 승리로 끝났다. 이 과정에서 500명이 사망했고 2500명이 부상했으며 2000명 이상이 투옥됐다. 지도자 14명은 처형됐다.
봉기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이를 통해 아일랜드의 무장 독립투쟁이 활발해지기 시작했다. 마이클 콜린스가 이끄는 아일랜드공화국군(IRA)의 끈질긴 항쟁으로 1921년 아일랜드는 영국에서 독립했다.
배병우 선임기자 bwbae@kmib.co.kr
[월드 화제] 아일랜드의 특별한 부활절
입력 2016-03-28 20: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