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하이의 고급 골프장이 하루아침에 철거되자 정부를 상대로 3억 위안(약 539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8일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2004년 신규 골프장 건설을 금지하는 조치를 취했지만 당시 178개이던 골프장은 2013년 오히려 521개로 늘었다. 단속에 나서야 할 지방정부들이 투자유치를 위해 골프장 건설을 지속적으로 허가했다는 얘기다. 하지만 시진핑 정부가 들어서면서 반부패 운동과 함께 골프장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이 진행되고 있다. 앞다퉈 골프장 유치에 나선 지방정부들이 돌변하자 골프장 업계가 법정 대응에 나선 것이다.
상하이 둥팡골프장은 지난해 상하이의 상수원인 황푸강 바로 옆에 있다는 이유로 폐쇄 명령을 받았다. 상하이시 정부는 골프장 측이 폐쇄 명령을 이행하지 않자 지난 21일부터 1주일 동안 포크레인 등 중장비를 동원해 골프장을 완전히 철거했다. 현재 골프장은 완전히 농경지로 변했다.
중국 대륙과 대만 등에 골프장 체인을 운영하고 있는 둥팡골프 판중핑 회장은 “모든 행정적 승인 절차를 거쳤고, 해당 당국의 환경영향평가도 마쳤다”면서 “폐쇄 명령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황푸강 오염에 대한 책임은 황푸강을 운행하는 배들과 인근 공장들이 대부분 져야 한다”면서 “특히 인근 농민들의 경우 우리가 골프장 운영에 사용하는 것보다 비료나 농약을 20∼30배나 더 사용한다”고 주장했다.
2003년 개장한 상하이 둥팡 골프장은 미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가운데 하나인 상하이 클래식 개최 장소로 유명하다. 현재 회원 600여명이 50년 기한의 이용권을 갖고 있다. 둥팡 골프장을 포함해 상하이에서는 모두 5곳의 골프장이 폐쇄됐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시진핑 ‘녹색 아편’ 단속에… 상하이 골프장 흙밭으로
입력 2016-03-28 20: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