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원 회장 취임… 두산 4세경영 개막“현장 중시·공격경영”

입력 2016-03-28 20:41

박정원(54·사진) 두산그룹 회장이 28일 공식 취임하며 그룹의 4세 경영시대를 열었다. 업계에서 승부사 기질로 잘 알려진 그는 새 경영 키워드로 ‘현장’과 ‘도전’을 제시했다. 그룹이 위기인 현 상황을 공격적인 경영을 통해 돌파하겠다는 의미다.

박 회장은 서울 강동 DLI연강원(두산연수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현장을 중요시하는 기업문화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환경 변화를 예측하기 어려운 시기에는 현장의 판단과 빠른 대응이 성패를 좌우한다”며 “현장에서 기회가 보이면 곧바로 실행에 옮기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공격적인 경영을 두산의 색깔로 만들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박 회장은 “세계 경영환경이 여전히 불투명하지만 도전하는 자에게 기회가 열린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120년 두산 역사의 배경에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는 ‘청년 두산’ 정신이 있었다”며 “이 정신으로 또 다른 100년의 성장을 만들어가자”고 당부했다.

새로운 도약을 위한 과제도 직접 제안했다. 박 회장은 현재 그룹의 최우선 목표로 꼽히는 재무개선에 대해 “지난해 강도 높은 작업을 통해 재무적 안정화 기반을 상당부분 마련했다”며 “남은 작업도 차질 없이 마무리해 튼실한 재무구조를 완성하겠다”고 했다. 두산그룹 계열사들은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두산건설과 두산엔진 등이 수천억원대의 적자를 기록하면서 지난해 ㈜두산은 1조7008억원 규모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박 회장은 신규 사업을 조기 정착시키고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겠다고도 했다. 그는 “연료전지 사업을 글로벌 넘버원 플레이어로 키워나갈 것”이라며 “면세점 사업도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두산은 연료전지 사업을 시작한 지 2년 만인 지난해 6000억원에 육박하는 수주를 거두며 흑자전환을 이뤘다. 후발주자로 뛰어든 면세점 사업은 오는 5월 개시된다.

앞서 박 회장은 지난 25일 열린 ㈜두산 이사회에서 의장으로 선임됐다. 지주회사인 ㈜두산의 이사회 의장이 그룹 회장직을 수행하는 관례에 따라 박 회장은 삼촌인 박용만 전 회장으로부터 회장직을 물려받았다. 그의 부친 박용곤 명예회장은 박승직 창업주의 손자이자 박두병 두산그룹 초대 회장의 장남이다. 1985년 두산산업에 입사한 박 회장은 2012년부터 ㈜두산 지주부문 회장을 맡아 왔다. 이어 국내 주요 대기업 중에선 처음으로 총수 자리를 맡는 4세 경영인이 됐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