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초프리미엄’ 가전시장을 개척한다. 가전시장에서 확실하게 프리미엄 브랜드로 자리 잡겠다는 전략이다.
LG전자는 28일 서울 서초구 LG전자 서초 연구개발(R&D)캠퍼스에서 ‘LG 시그니처’ 브랜드를 공개했다. LG 시그니처는 LG전자 프리미엄 가전제품보다 한 단계 높은 위치에 있는 브랜드로 올레드TV, 냉장고, 세탁기, 공기청정기 등 4가지 제품이 출시된다.
이날 출시한 LG 시그니처 올레드TV는 65인치 가격이 1100만원이다. 최근 출시한 같은 크기의 울트라 올레드TV 가격 940만원보다 160만원 비싸다. 두 제품은 TV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는 화질에는 차이가 없다. 최근 화질을 비교하는 기준으로 많이 사용되는 ‘하이다이내믹레인지(HDR) 10’, ‘돌비 비전’ 등의 규격을 두 제품 모두 구현한다.
차이는 디자인과 음향, 소재 등이다. LG 시그니처 올레드TV는 2.57㎜ 두께의 올레드 패널 뒤에 투명 강화유리를 적용했다. 오디오 전문 회사 하만카돈과 함께 개발한 4.2채널 스피커도 내장했다.
LG 시그니처 냉장고는 전면 유리를 두 번 두드리면 조명이 켜지면서 냉장고 내부를 확인할 수 있는 ‘노크온 매직스페이스’ 기능을 탑재했다. 냉장고 가격은 850만원이다. LG 시그니처 세탁기는 2종류로 320만원과 390만원, 가습공기청정기는 149만원이다. 모두 동급 제품에 비해 높은 가격이다.
LG전자는 단순히 기능상 차이로 프리미엄의 기준을 정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 안승권 사장은 “LG 시그니처로 가전제품을 넘어 가전 작품의 시대를 열 것”이라며 “LG 시그니처는 우리가 생각한 디자인과 기능을 100% 구현했고, 판매량보다는 LG 브랜드를 얼마나 견인할 수 있느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세계적인 산업디자이너 톨스텐 벨루어를 마스터 디자이너로 영입했고,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여하는 ‘디자인위원회’를 만드는 등 LG 시그니처 완성도에 공을 들였다. 기능에 담을 수 없는 무형의 가치를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글로벌 경제가 저성장 시대로 돌입하는 가운데 LG전자가 초고가 제품에 승부수를 띄운 건 미래를 위해 이 시장에서 살아남아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프리미엄 시장은 경제 상황과 상관없이 꾸준하게 수요가 있다. 중저가 시장은 하이얼을 필두로 한 중국 업체의 가격 공세로 수익성이 좋지 않다. LG전자의 목표대로 LG 시그니처가 초프리미엄 가전시장에서 자리를 잡게 되면 실적 개선과 브랜드 이미지 제고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게 된다. LG전자 홈어플라이언스(H&A)사업본부장 조성진 사장은 “6월쯤 미국을 시작으로 올해 안에 글로벌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라면서 “한국과 미국에서 좋은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LG, TV 1100만원·냉장고 850만원 ‘초프리미엄’ 승부수… 새 브랜드 ‘LG 시그니처’ 공개
입력 2016-03-28 20:32 수정 2016-03-28 21: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