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열차 잡아라”… 총선이 되살린 KTX 유치전

입력 2016-03-28 21:20
4·13총선과 KTX호남선 개통 1주년(4월)을 앞두고 KTX노선을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28일 코레일과 각 지자체에 따르면 지난 2004년 도입 이후 전국을 반나절 생활권으로 만든 시속 300㎞안팎의 고속철도(KTX) 출발역이나 노선을 유치해 획기적 지역발전을 꾀하려는 시·군·구가 늘고 있다. 빠른 속도로 질주하는 KTX를 끌어들여 산업과 관광 문화 등 지역사회 전반에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자는 것이다.

오는 8월 수서발 KTX가 새로 개통되는 수도권 지자체의 발걸음이 그 중 재빠르다.

경기 수원시의 경우 4·13총선에 나선 여야 후보들이 수원역을 출발역으로 ‘수원발 KTX사업’을 중점 공약사업으로 제시한 상황이다. 수원역에서 서정리역까지 기존 경부선을 활용하고 서정리역∼수도권고속철도 지제역 4.67㎞ 구간에는 철로를 깔아 수원역에서 시작하는 KTX노선을 신설하자는 내용이다.

수원역에 인접한 의왕시도 유사한 주장을 펴고 있다. 의왕시는 “의왕 오봉차량기지를 활용해 의왕역을 출발역으로 하는 KTX를 개설하면 경기 남부지역 500여만명의 교통편익이 획기적으로 증진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광명시는 당초 KTX의 가장 많은 혜택을 누릴 것으로 예상되던 광명역이 그동안 초라한 간이역으로 전락했다며 특단의 활성화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무려 4068억원을 들여 완공한 광명역에서 2004년 4월 KTX시대가 성대하게 개막됐지만 서울역 등의 KTX운행이 추가되면서 중추 기능을 상실했다는 것이다.

지난달 수원과 연결되는 수인선이 폐선 43년 만에 다시 개통된 인천시도 2021년 인천 송도 KTX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인천시의 광역교통망 구상에는 송도∼청량리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와 서울도시철도 7호선 청라 연장 등도 포함돼 있다.

전남 무안지역 주민들은 호남선 KTX2단계 노선이 무안공항을 반드시 경유하도록 해줄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무안국제공항활성화위원회는 지난 10일 무안공항에서 전남번영연합회와 연석회의를 갖고 공동성명을 냈다. 대전시는 KTX호남선에 서대전-계룡-논산역 경유노선을 복원해줄 것을 국토교통부에 수차례 건의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전국을 3시간 생활권으로 좁힌 KTX가 디지털 시대와 맞물려 출퇴근 풍속도를 바꾸는 등 생활전반에 큰 변화를 몰고 왔다”며 “KTX출발역을 유치하려는 각 지자체의 불꽃 튀는 경쟁과 특정 노선을 둘러싼 논란은 향후에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전국종합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