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7 엣지는 ‘작은 차이가 큰 차이를 만든다’는 걸 보여준다. 갤럭시S7 엣지는 사양으로 판단할 때보다 제품을 실제로 볼 때 더 매력이 있고, 한두 번 볼 때보다 꾸준히 사용할수록 진가가 드러난다. 광고 문구에 커다랗게 써넣기 좋은 거대한 변화보다 사용자에게 필요한 기능을 꼼꼼하게 채우는데 집중했기 때문이다. 일상 생활에 필요한 혁신을 한 셈이다.
갤럭시S7 엣지 출시 첫 날인 11일부터 약 열흘간 사용하면서 가장 요긴했던 기능은 올웨이즈온 디스플레이(Always On Display·AOD)와 방수 기능이었다.
AOD는 스마트폰 화면을 켜지 않고도 날짜, 시간, 배터리 잔량 등을 언제나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이다. 지금까지 모든 스마트폰은 스마트폰 화면이 켜져 있을 때만 각종 정보를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배터리 소모도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화면을 늘 켜놓는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시리즈에 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디스플레이를 사용해왔다. 이름을 ‘아몰레드’라고 명명해 고유명사처럼 사용하고 있다. 아몰레드는 스스로 빛을 내기 때문에 LCD에 필요한 디스플레이를 밝혀주는 백라이트가 없다. 픽셀 단위로 켜고 끄는 게 가능해 전력 관리에 효율적이다. 이런 디스플레이 특성 덕분에 AOD를 구현해도 전력 소모에 큰 부담이 없다. AOD 기능을 쓰면서 전력이 더 많이 소모된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보통 스마트폰의 대기전력 소모량 수준이었다.
작은 전력 소모량에 비해 AOD가 주는 이점은 많았다.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고는 스마트폰 화면을 켜는 일이 현저히 줄었다. 어두운 곳이나 잠들기 전에 시계를 확인한다고 스마트폰을 켜지 않아도 되는 것도 좋았다. 어두운데서 스마트폰을 켜서 눈이 부시는 일도 없다.
AOD가 유용한 기능이라는 건 원래 쓰던 스마트폰으로 돌아오니 더 체감이 됐다. 갤럭시S7 엣지는 쳐다보면 늘 시간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기존 폰에서 다시 시간을 확인하려고 화면을 켜는 일이 꽤나 번거롭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갤럭시S7 엣지는 IP68 등급의 방수·방진 기능을 제공한다. 1.5m 수심에서 30분간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이다. 방수기능은 스마트폰 사용 반경을 넓혀 준다. 샤워를 할 때도 스마트폰을 곁에 둘 수 있다. 욕조에 있는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쥐어줘도 걱정이 없다. 식사할 때 소스가 스마트폰에 떨어져도 괜찮다. 흐르는 물에 씻으면 된다. 여름철 수영장에서 방수팩 없이 사진을 찍을 수도 있다. 삼성전자는 2년 전 갤럭시S5에 방수기능을 도입했었다. 그때는 충전단자에 방수캡을 씌워야 해서 충전할 때마다 불편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캡리스 방식이어서 뭘 씌우거나 하지 않아도 된다.
갤럭시S7 엣지의 디자인은 동시대 스마트폰 보다 한두 단계 더 앞서있다. 요즘 스마트폰 업계가 모두 금속 소재를 사용하는 추세지만 갤럭시S7 엣지만큼 금속과 유리를 잘 조화시켜 아름답게 만든 제품은 찾아보기 어렵다. 특히 전·후면 모두 양쪽 끝을 곡면으로 처리해 잡았을 때 촉감이 무척 부드럽다. 후면 카메라 돌출도 거의 없어서 이른바 ‘카툭튀’가 아닌 것도 만족스러웠다.
카메라는 밤에 제대로 실력 발휘를 했다. 빛이 충분한 상황에서는 다른 스마트폰도 수준급 사진을 찍어내서 큰 차이를 느낄 수 없었다. 하지만 빛이 부족한 밤에는 달랐다. 보통 스마트폰은 어두운 곳에서 초점 잡는 속도가 느리고, 흔들리는 사진을 얻을 가능성이 높다. 화질도 노이즈가 많이 끼거나 색이 제대로 표현되지 않는다.
‘듀얼 픽셀’을 탑재한 갤럭시S7 엣지는 어두운 곳에서도 초점 잡는 속도가 무척 빨랐고, 화질도 훌륭했다. 전면 카메라는 어두운 곳에서 다른 스마트폰보다 화사하고 선명한 사진을 뽑아냈다.
스마트폰 사양이 좋아졌다고 무조건 새 기기를 사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7 엣지의 진화 방향을 ‘있던 것을 더 완벽하게’ 하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스마트폰 시장은 최근 몇 년 동안 너무 빠르게 달려왔다. 그 사이에 완성되지 않은 채 지나온 기술들도 있고, 소비자의 요구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기능도 있다. 갤럭시S7 엣지는 디자인과 성능에서 새로움보다는 완전함이 더욱 돋보였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갤럭시S7 엣지 써보니… ‘언제나 ON’·방수 기능 생활속 혁신 돋보이네
입력 2016-03-29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