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은 27일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의 광주 방문 효과를 최소화하기 위해 비판 수위를 끌어올리며 총공세에 나섰다. 천정배 공동대표도 권역별 선대위 체제를 가동하며 호남 지역 선거운동에 본격 착수하면서 야권의 호남 쟁탈전이 가시화되고 있다.
천 대표와 광주 현역 의원인 박주선 김동철 장병완 권은희 의원, 송기석 김경진 최경환 후보 등 국민의당의 총선 출전 주자 8명은 광주시청 문화광장에서 열린 부활절 연합예배에 총출동했다. 이 자리에는 김 대표 등 더민주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천 대표와 김 대표는 밝은 표정으로 서로 악수하며 인사를 주고받은 뒤 행사장 첫줄에 나란히 앉았다. 그러나 그간 상대방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이 이어진 터라 두 대표 사이엔 긴장감이 감돌았다.
국민의당은 이날도 김 대표의 광주 방문을 원색적으로 비판하며 공세 수위를 끌어올렸다. 천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지난 대선과 총선에서 실패했던 더민주 세력은 어떤 반성도, 책임지는 모습도 보여주지 못해 광주 시민들이 큰 실망을 하고 있다”며 “국보위 출신의 수장이 지휘하는 당, 정통성, 정체성마저 흔들리는 세력이 더민주”라고 지적했다. 이어 “수준 높은 호남 주민들께서 아주 신랄한 평가를 하고 있다”며 “국민의당이 호남 28석을 전부 석권하는 것도 결코 허황된 목표는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전남 지역 선거운동을 책임질 박지원 의원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김 대표가 호남을 방문하여 ‘호남 대변자’를 자처했다”며 “국보위 이래 전두환 노태우 정권에서 고위직을 하면서 호남 소외에 말 한마디 했는가를 생각하면 소가 웃을 일”이라고 했다.
박주선 의원은 성명을 내고 “김 대표가 광주를 방문하는 이유는 친노무현 패권의 수장인 문재인 전 대표를 대신해 호남표를 구걸하기 위해서”라며 “친노의 대리인 자격으로 광주를 찾아 지지를 호소하는 것은 광주 민심을 모독하는 행위”라고 했다.
이태규 전략홍보본부장도 서울 마포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김 대표가 광주에서 안철수 공동대표를 원색적으로 비난했다”며 “정치 도의나 경우에 전혀 맞지 않는 말씀이고 올바르게 선거에 임하는 자세가 아니다”고 했다. 그는 또 “국보위에서 일하신 김 대표가 광주 정신을 운운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욕망으로 따지면 여야를 넘나들며 비례대표를 5번이나 하는 김 대표를 따라잡을 분은 아무도 없다”고 강력 비판했다. 이 본부장은 “다당제 전환을 통해 정치를 혁신하겠다는 게 단일화의 정신보다 우위에 있다”며 야권 단일화에 대해 재차 부정적인 입장을 내놨다.
천 대표는 28일 광주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전남 순천 지역까지 내려가 선거운동을 도우며 호남 지역 유세에 본격 돌입할 계획이다. 전남에서는 박 의원, 전북은 정동영 전 의원을 중심으로 당 차원의 선거운동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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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3-27 2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