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루이비통·에르메스 등 이른바 ‘명품 빅3’가 신라아이파크면세점에 입점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공식 오픈에서 빠지면서 일단 불발됐다. 매출 비중은 예전보다 줄었으나 빅3 브랜드가 갖는 상징성 때문에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이들에게 계속 러브콜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사장과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의 합작으로 지난 25일 공식 개장한 신라아이파크면세점이 첫 주말 관광객을 맞이했다. 명품 빅3는 없지만 하루 매출이 10억원에 육박하는 등 실적이 나쁘지 않다는 평가다. 하지만 면세점 경쟁력 강화를 위해 빅3 유치가 반드시 필요한 처지여서 이 사장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HDC신라면세점은 지난달까지 빅3 업체 관계자와 신라아이파크면세점 입점을 두고 매장 위치·인테리어 등을 막판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HDC신라면세점 측이 이들 매장 입점 후에 신라아이파크면세점 공식 개점식을 열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정부가 시내면세점 사업자를 추가 허용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바꾸면서 이들 업체의 입점이 제때 이뤄지지 못했다. 당초 빅3는 지난해 말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 재승인 심사에서 떨어진 롯데면세점 잠실월드타워점이 문을 닫는다는 가정하에 신라아이파크면세점 쪽으로 이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부가 시내면세점을 추가 허용할 것으로 알려지자 이 발표를 기다린 뒤에 입점 여부를 결정지을 것으로 알려졌다. 잠실월드타워점이 추가 허용되면 굳이 이사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특히 빅3의 대륙별 쿼터(매장 수 제한) 정책 때문에 잠실월드타워점과 무관하게 추가 입점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빅3의 매출은 전체 면세점 매출의 10% 정도로 알려져 있다. 기존에는 ‘빅3’라는 별칭처럼 매출도 최상위였지만 최근에는 설화수와 후 등 한국 화장품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면서 위상은 예전만 못하다. 해당 매장 인테리어부터 직원 교육 등 본사에서 직접 요구하는 내용이 많아 너무 까다로운 사업자란 불평도 나온다.
콧대가 높은 빅3이지만 여전히 명품으로서의 상징성이 커 면세점들은 빅3를 ‘갑’으로 모실 수밖에 없는 처지다. 면세점의 주요 고객인 중국 관광객(유커)들은 빅3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 이들의 입점이 절실한 데다 대륙별 쿼터 정책 영향 탓에 해당 브랜드 유치 자체로도 의미가 크다.
그러나 최근 유커의 연령대가 낮아지고 K뷰티의 경쟁력이 높아지는 상황이어서 명품 브랜드보다 다양하고 새로운 브랜드를 함께 선보이는 게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라아이파크면세점은 지방 특산물과 전통식품, 중소기업 상품 등을 다양하게 선보이는 ‘상생협력관’을 여는 등 한국 브랜드를 알리는 제품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말 문을 연 갤러리아면세점63 역시 지역특화 상품과 전통공예품 등을 선보이고 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면세점 추가 방침 변수… 이부진 ‘명품 빅3’ 유치 잘될까
입력 2016-03-28 04:01 수정 2016-03-29 19: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