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부활절연합예배 준비위원회가 27일 서울 광림교회에서 개최한 부활절 예배는 장소와 규모 면에서 과거와 대비됐다. 예전엔 야외 행사장을 빌려 대규모 인력을 동원하는 등 과시적인 면이 강했지만 올해는 예배당을 이용, 집중도와 예산절감 면에서 훨씬 낫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용재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은 “과거 교회가 아닌 외부에서 부활절 예배를 드릴 때는 강단을 만들고 음향을 설치하는 데만 1억원이 들어갔다”면서 “예배는 교회에서 드리는 게 맞다. 절약한 비용과 헌금으로 사회적 약자를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서울광장이나 연세대 노천극장 등 야외에서 부활절연합예배를 드릴 때는 집중도가 떨어지고 추위 때문에 참석자들이 어려움을 겪는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이날 예배 순서를 맡은 참가자들은 부활을 상징하는 흰색 스톨을 착용했다. 주최 측은 준비위원회 로고가 새겨진 흰색 스톨 200개를 제작했다. 성경봉독은 탈북민과 청년, 중국 한족출신 다문화 이주민이 맡아 한국교회 주요교단이 추구하는 방향성이 어디에 있는지 보여줬다. 이날 부활절 예배에는 한국교회 목회자와 성도 8000여명이 참석했다. 광림교회는 원활한 예배 진행을 위해 본당 5000석, 소예배실 500석 외에 교회 주차장에도 예비 좌석을 마련했다.
서울 광림교회 남선교회총연합회 소속 100여명의 성도들은 주차장, 현관, 예배당 안내 등을 맡았다. 이 교회 이종일(65) 권사는 “예배 2시간 전부터 준비했는데 기쁜 마음으로 섬길 수 있었다”면서 “교회 차원에서도 부활절연합 예배가 열린 것은 큰 영광이자 기쁜 일”이라고 말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주관으로 26일 밤 11시부터 2시간 동안 서울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서 열린 부활선언예배는 이 시대 부활의 의미를 전하기 위해 예배 장소와 시간대 등에서 새로운 시도를 했다. 주최 측은 예배를 통해 ‘죽음의 장소인 카다콤바(지하무덤)에서 온전한 부활을 열망했던 초대교회 성도들의 모습을 재현한다’는 의미를 담아내려 했다.
그러나 준비 부실 때문에 아쉬움을 남겼다. 자정이 넘으면서 체감온도가 뚝 떨어졌지만 주최 측은 참석자들에게 핫팩 하나씩만 제공했다. 야외에서 예배를 드린다는 통지를 사전에 받지 못했다는 한 참가자는 “역사관 안에서 예배가 진행되는 줄 알고 얇은 재킷을 입고 왔는데 이렇게 추울 줄 몰랐다”며 발을 동동 굴렀다.
음향과 조명도 아쉬웠다. ‘부활초 점화와 기도’ ‘말씀의 예전’ 등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돼야 했지만 스피커에서 잡음이 수차례 나왔다. 주최 측은 행사장 조명으로 대여섯개의 휴대용 스탠드와 손전등만 준비해 취재진은 사진과 동영상 촬영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준비 부실과 추운 날씨 때문에 힘든 가운데서도 참석자들은 이 땅 곳곳에서 고난 받는 이들의 크나큰 아픔을 생각하며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백상현 최기영 이사야 기자
외양보다 내실 기한 ‘예배당 연합예배’ 호평
입력 2016-03-27 18:33 수정 2016-03-27 2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