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간 북한의 쓰레기를 수집한 일본의 ‘북한 오타쿠(한 분야에 광적으로 열중하는 사람) 교수’가 새삼 조명받고 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91년부터 북한 쓰레기를 연구한 미야쓰카 도시오(68·사진) 교수를 최근 소개했다.
WSJ에 따르면 미야쓰카 교수는 처음 평양을 여행한 1991년 비허가 구역으로 몰래 산책을 갔다가 담배꽁초가 널린 골목을 보고 쓰레기에 호기심이 생겼다. 공식적으로 공개된 모습과 달리 북한의 실태를 관찰할 수 있어서였다.
이때부터 북한의 쓰레기를 모은 그는 이듬해 북한 전화번호부를 입수하려다 의심을 사 출입이 금지됐다. 그러나 ‘만날 수 없는 전 여자친구를 그리워하는 심정’으로 47차례나 북한과 중국 국경지대를 방문해 쓰레기를 주웠다.
WSJ는 “미야쓰카 교수 연구실에는 북한 장난감, 담뱃갑, 교과서, 심지어 여성 속옷과 피임기구까지 가지런히 정리돼 있다”고 전했다. 이 중에는 1994년 ‘대기근’ 시기 식량배급표도 있다.
미야쓰카 교수는 은퇴하기 전까지 야마나시가쿠인대에서 한국근현대사를 가르쳤다. 국내에도 권위 있는 북한 연구가로 알려져 있으며 재일조선학교 문제에도 적극 발언한 바 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25년간 北 쓰레기 수집 ‘북한 오타쿠’ 일본 교수
입력 2016-03-27 21:36 수정 2016-03-28 00:26